반도체·배터리 일류소재 공급 …SKC의 '초격차'
반도체 기판, 배터리 동박 등
성장 산업 중심으로 사업 재편
美 조지아주에 기판 공장 착공
음극재 등 미래 먹거리 준비도
"반도체와 배터리에서 일류 소재를 공급해 기술로 1위를 지킨다."
SKC가 2023년 '기술'을 앞세워 이차전지는 물론 반도체 소재 분야에 있어서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타사가 넘볼 수 없는 핵심 기술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업계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화학과 필름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삼았던 SKC는 지난해 사업 전환을 위해 모태 사업인 필름 사업을 매각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올해 CES 2023 현장에서 만난 박원철 SKC 대표는 "아쉬워하는 구성원이 많았지만 투자할 사업이 많았기에 현금 확보가 필요했고, 한계사업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매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필름 사업을 매각한 SKC는 2차전지 소재, 화학, 반도체 소재 등 사업군을 새롭게 재편했다. 지난해 사업 정비를 마무리한 SKC는 올해 본격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와 동박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소재는 SKC의 반도체 글라스(유리) 기판 사업 자회사인 앱솔릭스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찾은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의 커빙턴시에선 앱솔릭스가 '글라스기판'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었다.
공장은 지난해 11월 착공식 후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다. SKC와 앱솔릭스는 2억4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해 연산 1만2000㎡ 규모로 2024년 완공할 예정이다. SKC와 앱솔릭스는 3억6000만달러(약 4400억원)의 2단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연산 7만2000㎡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글라스 기판은 SKC가 세계 최초로 사업화에 나서는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가상·증강현실, 고속통신(6G) 등엔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짧은 시간에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하며, 전력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부피가 작아야 한다. 글라스 기판은 이를 구현할 최고의 소재와 기술로 꼽힌다.
오준록 앱솔릭스 대표는 "글라스 기판은 사각 패널을 넓은 면적으로 만들 수 있어 반도체 패키징 미세화는 물론 대형화 추세에 대응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글라스 기판을 사용할 경우 기존 제품 대비 데이터 처리 성능이 40%가량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솔릭스의 글라스 기판이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SKC가 누구도 넘볼 수 없게 집중하는 또 다른 사업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동박이다. SKC는 2020년 SK넥실리스를 인수하며 전 세계 동박 1위 업체에 등극했다. SK넥실리스는 인수 후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했고, 현재 국내에 5만2000t 규모의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엔 말레이시아, 폴란드 등에 공장을 짓고 있다.
SK넥실리스는 CES 2023에서 세계에서 가장 얇고 길며 넓은 동박을 공개하면서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다. SK넥실리스는 4㎛(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 두께 동박을 1.4m 너비로 77㎞까지 생산할 수 있다.
이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사용하는 동박은 얇고, 넓고, 길게 만드는 기술이 핵심이다. 박 대표는 "SKC 경쟁사들은 2~3개 제품을 선보이는 데 반해 SKC는 10종이 넘는다"며 "SKC는 중국 기업들과 4~6년 정도 기술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밝혔다.
SKC는 지난해 1월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 넥시온에 8000만달러(약 990억원)를 투자해 글로벌 독점 사업권도 확보했다. 박 대표는 "SK온에서 고함량 실리콘 음극재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2025~2027년 관련 시장이 크게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미래 먹거리와 관련해 "전고체·리튬메탈 배터리 관련 회사들도 두루 살펴보고 있다"며 "니켈박의 경우도 SK넥실리스가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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