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긴축' 부작용이 더 크다 … 美연준, 방향전환 논의도 안해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1. 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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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매파'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인터뷰한 날은 지난 12일이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5%로 뚝 떨어져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날아든 날이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지만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가능한 하향 경로에 있다고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실제로 물가가 떨어지는지 분명히 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메스터 총재는 지난해 연준 산하 12명으로 구성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해 기준금리를 4.5%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경제에 고통을 줄지라도 인플레이션을 방치했다가 초래할 막대한 부작용을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긴축에서) 과한 것이 적은 것보다 낫다"고 주장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아래는 일문일답.

―지난해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물가를 잡는 데 얼마나 효과적이었다고 보는가.

▷연준이 지난해 통화 완화(유동성 확대) 규모를 줄이려고 정책금리를 4.25%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 상단을 4.5%로 끌어올리는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이러한 조치는 전반적인 금융 상황을 긴축시키고 총수요 둔화에 도움이 된다. 또 공급 분야에서 더 나은 균형을 이루게 해 가격 압력을 낮추는 데 이바지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높고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2%를 향해 지속가능한 하향 경로에 맞춰 놓으려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다.

―연준의 물가 목표인 2%가 장기적으로 달성 가능한가.

▷연준은 적시에 인플레이션을 장기 물가 목표인 2%로 낮추는 데 전념하고 있고 우리는 성공할 것이다. 우리가 통화정책을 전환할 때 항상 해왔던 것처럼 연준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긴축 위험을 계속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이 긴축하면 경제를 필요 이상으로 둔화시키고 물가 안정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 이상의 높은 비용이 수반된다. 또 너무 적게 긴축하면 높은 인플레이션을 방치하게 되고, 단기·장기적으로 경제적인 결과 및 물가 안정으로 돌아가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의 필요성을 초래한다. 지난 1년이 넘는 동안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되고 높은 물가는 상당한 비용을 계속 부과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나는 더 적은 (규모의) 긴축정책을 펼쳤을 때 찾아오는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 우리는 물가 안정을 달성하려고 통화정책을 부지런히 시행하고 이러한 여정에서 나타나는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위험 균형을 신중하게 맞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 기준금리가 5% 이상으로 가야 한다고 보나.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매일경제 단독 인터뷰에서 시장의 낙관론을 경계하며 긴축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메스터 총재가 2020년 2월 워싱턴DC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룸버그】

▷지난 1년여 사이에 인플레이션은 거의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을 2%까지 지속가능한 하향 경로로 이끌려면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restrictive)이면서 한동안 유지돼야 한다. 근원 인플레이션의 수준과 지속성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2023년 이른 시점에 5% 이상으로 올리고 연중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예상한다. 이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2% 물가 상승률과 일치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준의 기준금리 상승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정확히 미국 기준금리가 얼마나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야 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유지돼야 하는지는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얼마나 낮아지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결과적으로 수요가 둔화되고 공급 문제가 해결되며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되는지에 달려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보나.

▷우리는 최근 월간 인플레이션 보고서(2022년 12월 CPI 상승률 6.5%)에서 반가운 소식을 확인했다. 근원 상품 가격은 예상대로 하락했고 에너지 가격은 작년 6월보다 떨어졌다. 특정 달에 물가 상승 폭이 가장 크고 가장 작은 구성 요소를 제외한 중위 및 조정된 평균 인플레이션 측정치 역시 최근 월간 보고서에서 완화됐다. 그러나 주택을 제외한 근원 서비스 가격은 여전히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나는 물가가 2023년에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한 지속가능한 하향 경로에 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실제로 발생하는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우리는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올해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나는 미국 경기의 침체를 전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2년간 성장률은 추세를 훨씬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 저성장 경제 국면에서 미국이 한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충격도 인식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높은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정책금리를 올리고 있고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을까.

▷긴축정책은 총수요를 둔화시키고 올해와 내년 미국의 성장세를 추세보다 훨씬 밑돌게 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단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적인 하향 국면에 놓이게 된다면 성장률은 약 2%의 추세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 더 나은 균형을 찾아가는 노동시장, 가계와 기업의 건강한 대차대조표 등이 소프트랜딩(연착륙)의 길을 열어준다.

―연준은 어떤 조건에서 금리 인하로 방향을 전환할까.

▷통화정책은 시차를 두고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올 때까지 (보면서) 계속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에 근접하지 못했다. 그 대신 우리는 정책금리를 얼마나 올려서 얼마나 오랫동안 그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단계에 있다.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1958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출생 △컬럼비아대 경제학·수학과, 프린스턴대 경제학 석사·박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겸임교수 △1985년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 디렉터, 수석 부총재 △2014년 6월~현재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11대 총재 겸 최고경영자

[워싱턴/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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