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추가긴축 나설까…국채 장기금리 상한선 사흘째 뚫렸다

김규식 특파원(kks1011@mk.co.kr),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3. 1. 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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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투기세력 일본 국채 집중매도
10년물 금리 3일째 0.5% 넘자
일본은행 금리 상승 억제위해
보름간 역대급 17조엔 국채매입
임기종료 임박한 구로다 총재
금융완화 지속의지 거듭 밝혀

일본의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가 3영업일 연속 한때 일본은행의 변동허용폭(0.5% 정도)을 넘었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전망으로 투자자와 투기 세력이 국채 매도에 나서며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 억제 등을 위해 이달 들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금액을 국채 매입에 투입한 일본은행은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기존대로 유지할지, 변화를 줄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0.510%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13일 한때 0.545%, 16일 한때 0.510%를 찍는 등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영업일 연속 일본은행이 정해놓은 변동허용폭을 넘었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유지하고 장기금리는 '0±0.25%'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장기금리를 '0±0.5%' 정도로 유도하기로 정책을 일부 수정했다. 장기금리 변동허용폭을 ±0.25%에서 ±0.5%로 확대한 것이다.

일본은행은 금리가 변동허용폭 이상으로 올라가는 움직임을 보이면 '지정가격 오퍼레이션(공개시장조작)'으로 불리는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억제해왔다. 예를 들어 일본은행이 0.5%에 국채를 사들이면 은행·민간 부문에서는 0.5%보다 높은 금리(싼 가격)로 다른 투자자에게 판매할 이점이 없어지기 때문에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변동허용폭이 0.25%포인트 높아진 것은 그만큼 금리를 올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변동허용폭 확대를 사실상의 금리 인상으로 해석했다. 작년 이후 미국 등이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던 일본은행이 정책을 일부 수정한 것은 엔화 가치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과 채권시장 왜곡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이 장기금리 변동허용폭을 확대한 이후 10년물 국채금리는 보통 0.4~0.5% 사이를 움직이다가 최근 3영업일 연속 변동허용폭을 넘어서는 등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에서는 머지않은 시점에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됨에 따라 투자자와 투기세력 등이 금리 상승과 채권 가격 하락을 예상해 10년물 채권을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이를 억제하려는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액도 늘고 있다. 결제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액은 17조엔가량에 달해 역대 최대였던 작년 6월을 넘어섰다.

금융완화 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는 엔화 가치 상승에도 반영되고 있다. 엔화 가치는 미·일 금리 차이 확대로 작년 초 달러당 115엔대에서 10월에는 32년 만에 최저치인 151엔대로 내려갔지만, 이달 16일에는 한때 127엔대로 오르기도 했다.

일본은행은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정책방향을 결정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4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기존처럼 금융완화를 지속해 국내 경기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 예상을 깨고 예고 없이 장기금리 변동폭을 확대하는 등 수정을 가한 바 있어 이번에 어떤 결론이 나올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구로다 총재 임기가 오는 4월 종료되는 만큼 새 총재가 들어서면 금융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도쿄/김규식 특파원·서울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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