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의 행선지는 롯데…옵션만 22억원 “체중 감량, 결혼 등으로 기대”
해를 넘긴 후에도 행선지를 찾지 못했던 자유계약선수(FA) 한현희가 드디어 팀을 찾았다.
롯데는 17일 “한현희와 계약기간 3+1년 계약금 3억원 총 연봉 최대 37억원 등 총액 4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연봉 37억원 중 옵션만 22억원이다. 한현희가 일정 수준의 성적을 거두면 계약금을 포함해 최대 40억원을 받을 수 있지만, 옵션 기록을 모두 채우지 못하면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은 18억원으로 줄어든다.
또한 롯데는 3시즌 동안 한현희가 기준 이상의 성적을 달성할 경우 2026년에 옵트아웃(FA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FA를 선언할 권리)할 수 있는 권리를 주기로 했다. 롯데는 “계약기간 내 높은 비중의 옵션 금액을 통해 선수에게는 동기부여를 제공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활약할 선발투수를 확보하는 합리적 계약”이라고 자평했다.
경남고를 졸업한 뒤 2012년 넥센(현 키움)에 1라운드 2순위로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입단한 한현희는 뒤 지난 시즌까지 줄곧 한 팀에서 뛰며 416경기 65승 43패 8세이브 105홀드 평균자책 4.26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한현희는 부상과 부진 등으로 21경기 6승4패 평균자책 4.75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키움은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한현희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등 팀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22시즌을 마치고 한현희가 FA 자격을 얻었지만 원소속팀인 키움은 물론 타팀들도 외면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됐으나 그럼에도 한현희의 행선지는 해를 넘길 때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롯데는 한현희가 가진 제구력과 무브먼트를 높이 사며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로서 모두 활약을 해온 자원”이라고 설명한 뒤 “지난 시즌 종료 후 9㎏ 감량, 그리고 결혼 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대가 크다. 또한 한현희 선수의 합류로 투수진 뎁스가 강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FA A등급인 한현희의 보상 규모는 크다. 롯데는 직전 연도 연봉의 200%인 5억원과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를 키움에 보상해야 한다.
롯데는 여전히 팀내 FA인 강리호(개명 전 강윤구)와 계약하지 않고 있지만 대신 한현희를 데리고 오면서 투수진 보강을 꾀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유강남, 내야수 노진혁 등을 각각 4년 80억원, 4년 50억원 등으로 과감하게 투자를 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타 팀에서 방출된 투수들도 꾸준히 영입했다. 신정락을 시작으로 김상수, 윤명준, 차우찬까지 데리고 온 뒤 이번에는 한현희까지 영입하며 투수진의 선수층을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 지난 시즌 롯데의 평균자책은 4.45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 한화(4.83)에 이어 가장 좋지 않았다.
한현희는 “저를 믿어주시고 좋은 제안을 해주신 롯데 구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고향인 부산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열정적인 롯데 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어서 설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롯데에서 믿어주신 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고, “지금까지 아낌없이 사랑해주신 키움 팬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현희는 19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유강남, 노진혁과 합동 입단식을 할 예정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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