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상륙한 스페인산 달걀..."국산보다 저렴한 가격에 눈길"

김소연 기자 2023. 1. 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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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달걀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봤더니 스페인산이네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엔 원산지보다 가격에 더 눈이 가는 것 같아요. 달걀 맛이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어요."

17일 오후 12시, 대전 홈플러스 유성점 매장 한쪽에 마련된 달걀코너에는 '원산지 스페인'이라는 글자가 강조된 신선란 30구짜리가 국산 달걀과 함께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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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홈플러스서 판매 시작…"가격 맘에 들어" vs "국내농가 고충 알아야"
17일 오후 12시쯤 대전 홈플러스 유성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페인산 달걀. 사진=김소연 기자

"다른 달걀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봤더니 스페인산이네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엔 원산지보다 가격에 더 눈이 가는 것 같아요. 달걀 맛이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어요."

17일 오후 12시, 대전 홈플러스 유성점 매장 한쪽에 마련된 달걀코너에는 '원산지 스페인'이라는 글자가 강조된 신선란 30구짜리가 국산 달걀과 함께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이날 저녁 장을 보기 위해 마트에 들른 주부 노모(46)씨는 달걀 가격표를 확인하곤 고민없이 스페인 달걀 두 판을 카트에 담았다. 노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둘과 달걀요리를 좋아하는 남편 등 4인 가족의 식비 고민이 많은데 달걀이라도 저렴해져 다행이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집에 건장한 남자만 셋이다 보니 달걀 한판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한 달에 두판 넘게 먹는 것 같다"며 "옛날 같으면 품질이나 원산지 등을 꼼꼼히 따져봤겠지만 요즘은 물가가 워낙 올라 그런 걸 따질 여유가 없다. 가성비가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현재 스페인산 달걀은 30구 기준 5590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산이 7000원-1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약 20% 이상 저렴하다. 크기와 색 모두 국산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국산 달걀은 껍데기(난각)에 10자리(산란일자+농장 고유번호+사육환경)가 적혀있는 반면 수입산은 농장고유번호 없이 5자리(산란일자+사육환경)로 표기된다.

설을 맞아 명절음식을 준비하고자 마트에 들른 황모(65)씨도 스페인산 달걀 가격을 보고 놀랐다. 황씨는 "평소 사던 달걀을 사려다가 갑자기 눈에 띄게 낮은 가격대가 있어서 봤더니 우리나라 달걀이 아니어서 놀랐다"며 "색깔도 국산처럼 황색이라 구별하기 힘들 정도다. 맛도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아 이번 설은 스페인산 달걀을 써볼까 한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공급망 다양화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시 달걀값 폭등 대비를 위해 스페인산 달걀 121만개를 시범적으로 수입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앞서 달걀을 수입해오던 미국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산되자 스페인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스페인산 달걀을 파는 곳은 대형마트 중 홈플러스가 유일하다. 홈플러스는 물가안정 프로젝트 일환으로 자영업자 등 고객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판매를 결정했다.

홈플러스 유성점 관계자는 "지난 15일 스페인산 달걀이 들어왔지만 우리 매장의 경우 바코드 등록 절차를 거치면서 판매 개시가 조금 늦어졌다. 어제(16일) 늦은 오후부터 판매대에 진열돼 오늘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며 "원래 국산 달걀과 같이 두 줄로 한 가득 진열해놨었는데 스페인 달걀만 한 줄이 거의 다 빠졌다. 빠른 속도로 판매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은 국내 산란계 농가를 위해서라도 국산 달걀을 구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주모(52)씨는 "아무리 그래도 국산을 외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다같이 어려운데 우리 농가의 고충도 알아줘야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17일 오후 12시쯤 대전 홈플러스 유성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페인산 달걀. 사진=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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