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 따른 그들에게 무슨 죄 있겠나" 5월 단체, 계엄군 묘역서 화해 참배
특전사단체도 일정협의 후
5·18 민주묘지 참배할 예정
5월 단체들이 5·18 민주화운동 이후 처음으로 1980년 5월 당시 사망한 계엄군과 경찰들의 묘역에 참배했다. 43년 만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벽을 넘어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면서 화해의 물꼬를 트려는 움직임이다.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17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5·18 때 숨진 특전사와 경찰관들이 안장된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5월 단체장 등으로 구성된 군경묘역 참배단은 최익봉 특전사동지회 회장, 임원들과 함께 묘역을 찾았다. 5월 단체들의 참배 배경에는 "계엄군 또한 신군부의 진압명령에 의한 희생자"라는 인식이 있었다. 황일봉 5·18부상자회 회장은 "5·18 때 가족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이 나서서 계엄군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느냐며 용서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5·18로 목숨을 잃은 계엄군과 경찰들 또한 20·30대 누군가의 가장이자 어린 아들이었다는 공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5월 단체들이 찾은 현충원 병사묘역에 안장된 계엄군 15명의 사망 당시 계급도 대부분 일병·상병으로 20대 전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5·18 피해자들의 심경 변화뿐만 아니라 계엄군들의 양심 고백도 5월 단체의 변화를 이끌었다. 5·18 당시 3공수여단과 11공수여단 등에 소속돼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 3명이 지난해 5월 5·18 유족 등 피해자 10명을 만나 사죄의 뜻을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5·18 때 7공수여단에 복무했던 예비역 소령과 특전사동지회 광주지부가 5·18부상자회 사무실을 찾아 화해와 연대의 뜻을 전했다. 5·18부상자회는 지난 7일 광주에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특전사 출신 6명을 만나 '화해와 감사'를 주제로 한 후속 활동을 하기로 했다.
5월 단체들은 특전사동지회와 협의를 거쳐 전국 특전사 출신 인사들의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황 회장은 "계엄군과 경찰 유족들 역시 5·18이란 시대적 배경으로 말 못할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며 "가장과 가족을 잃은 슬픔에 공감하고 화해와 연대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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