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에…삼성전자 사실상 감산 돌입
재고관리·이익방어 총력전
고부가 제품 위주 생산 확대
SK하이닉스도 웨이퍼 투입
10% 줄여 공급량 관리나서
반도체 불황이 깊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재고관리와 이익 방어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원들이 시장 관계자들을 만나 단기적 공급 조절을 시사하면서 전략 변화를 예고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생산 공장에 웨이퍼 투입량을 10% 줄이며 본격적인 공급량 관리에 나섰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설 점검, 설비 재배치를 비롯한 생산라인 최적화 활동을 시작했다. 공급 초과 상태인 시점에 이러한 활동을 진행해 미래 수요에 대비하면서도 생산량을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DDR5와 고대역메모리(HBM), GDDR6와 같은 신제품을 중심으로 생산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이들 신제품의 생산을 늘리는 동시에 범용 제품 생산은 줄이면서 전체적인 재고 관리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DS부문의 다른 임원들은 투자시장 관계자 등을 만나 공급 조절과 관련해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이 같은 '자연적 감산'의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국내 생산 공장에 투입하는 웨이퍼 수량을 종전에 비해 10%가량 줄였다. 이는 감산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수급 균형을 앞당기고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축소하고, 제품 믹스와 장비 재배치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던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서도 수익성이 더 악화된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일부를 시스템LSI를 비롯한 다른 부문으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제품이 생산되는 충북 청주 공장 증설과 관련해 장비 도입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이들 반도체 기업이 공급 조절에 나서는 것은 재고가 불어나는 가운데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게 '급선무'라고 인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재고자산이 47조5920억원으로 전년(41조3840억원)보다 15%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재고자산이 17조2770억원으로 전년(8조917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고 순환이 늦어지면서 기업들의 현금 흐름도 나빠지고 있다. 증권가 예상보다 낮았던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역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승진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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