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라운지] 이주비 대출 금리 2배로 … 속타는 재건축 조합들
갱신하면 금리 두배 오르기도
부동산시장 침체로 재건축 사업 일정이 밀린 조합들이 이주비 대출금리 급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만기가 도래해 대출을 갱신해야 하는데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사업 리스크가 커진 탓에 높은 금리를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한 재건축 조합은 오는 2월 이주비 대출을 갱신할 예정이다. 이주가 시작된 2019년 2월 사업기간을 고려해 4년 만기로 대출을 실행했지만 아직 일반분양도 하지 못한 채 만기가 다가왔다. 통상 이주비 대출금리는 코픽스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하며 코픽스 변동분은 6개월마다 갱신한다.
이 단지 조합의 경우 당시 코픽스 금리 1.99%에 가산금리 1.22%를 더해 최초 금리 3.21%로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2월 갱신을 앞두고 은행에서 가산금리 2.7%를 제안받았다. 여기에 최신 코픽스 금리를 더하면 금리는 거의 7%에 달하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다른 은행을 알아보려고 해도 금리는 비슷한 수준이고 대출을 위한 서류 절차 등을 고려하면 기존 은행을 이용하는 게 낫다"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의 또 다른 재개발 조합도 2019년 3월 실행한 이주비 대출이 4년 만기가 지나 갱신 기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 단지 역시 당시 금리는 2.7% 수준이었지만 코픽스 금리 변동분이 반영된 것만으로도 현재 5.43%까지 오른 상황이다. 갱신 과정에서 가산금리가 상승하면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그만큼 사업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당초 예상한 기간보다 사업이 늦어진 것 자체가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어서 위험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들 설명이다.
최근 들어 집값 하락으로 분양시장이 침체된 것 역시 한 요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분양 경기가 나빠진 것은 곧 해당 단지의 사업성이 나빠졌다는 의미여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섣불리 분양에 나서기 어렵고 이로 인해 일정이 계속 밀리면서 이자비용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는 풀렸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분양가가 조금이라도 높다는 생각이 들면 외면하기 때문에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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