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대출금리 내렸는데…카드·캐피탈 금리는 여전히 18%, 왜?[머니뭐니]
요주의이하자산비율 상승
여전사 대출금리 올라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신용 1등급인데 급전 필요해 캐피탈사 문두드렸더니, 18% 금리라니...”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내리고 있지만,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제2 금융권의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요지부동이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경색됐던 자금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지난해 6% 넘게 치솟았던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가 최근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정작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채와 은행채를 비롯해 우량 회사채의 경우에는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채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부실채권으로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들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대출 빗장을 꼭꼭 걸어 잠그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전이 필요하거나,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일반 서민들의 체감금리는 상당기간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13개 캐피탈사(오케이·한국·BNK·DGB·KB·롯데·메리츠·우리금융·하나·현대·JB우리·NH농협·미래에셋)는 900점 초과한 신용점수를 가진 차주들에게 평균 10.72~18.30%에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신용 1등급의 소비자들에게 법정최고금리에 가까운 최대 18%대 대출이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총 대출 차주 중 90%에게 16~20%대 금리로 대출을 취급하는 캐피탈사가 2곳에 달했다.
대출을 여전히 닫고 취급하지 않는 곳도 있다. 대출중개플랫폼 토스에 따르면 저축은행 4곳과 캐피탈 3곳, 각각 1곳의 카드사와 보험사가 대출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NICE신용평가상 신용점수 930점 이상 기준). 카드사들도 현금서비스(단기대출)와 카드론(장기대출)의 한도를 대폭 줄여 엄격한 대출관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내려오지 못하는 건 여전사들이 여전히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경우 은행채 발행이 원활해지고, 또 당국이 예금금리 인하를 주문하면서 대출금리가 하락·안정화에 들어섰지만, 여전채의 경우 낮은 신뢰도 때문에 여전히 시장에서 수요가 낮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는 은행의 예·적금처럼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대출금리가 안정화되기엔 아직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5.256%로 지난해 말(6.021%) 대비 0.765%p(포인트) 내렸다. 통상 카드사들의 채권에 해당하는 금융채(AA+)도 4.766%로 이 역시 지난해 말(5.531%) 대비 0.767%포인트 내린 상황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체감하는 여전채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한 여전사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AA+ 이상 정도는 신뢰도 있는 채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밑으로는 더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안정되고, 아무리 여전사들의 신용대출 금리가 높더라도 시장이 어떻게 더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굳이 위험한 채권을 매입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F대출 비중이 높은 캐피털사들이 자체적으로 건전성관리에 돌입한 것도 대출이 중단된 이유 중 하나다. NICE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국내 캐피탈사의 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3.3%로 지난해 동기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부실채권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조달비용이 높고 연체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규 대출을 늘리는 게 수익성에 도움이 안 돼 회사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귀띔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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