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플랫폼 '대출중개 수수료' 갈등 격화
토스 등 플랫폼 요구 수수료
업무 같은데 시중銀 4배 부당
플랫폼 "오프라인 비해 저렴
저축銀도 1400억 절감효과"
저축은행과 대출 중개 플랫폼 업계가 수수료율을 두고 갈등을 겪는 가운데 소비자 불편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저축은행이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한 대출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하루빨리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을 비롯한 빅테크 업계는 저축은행 대출에 평균 1.7~1.8% 중개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은행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0.4~0.5%로 저축은행의 수수료가 4배 수준이다.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해 금융사로 유입된 고객이 대출을 받으면 대출 중개 플랫폼은 실행된 대출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한다.
저축은행 업계는 똑같은 중개 업무인데 은행권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내고 있는 것에 불만을 토로한다. 지난해 말부터 일부 저축은행이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한 신규 대출을 중단한 것도 과도한 수수료율과 무관하지 않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중개 플랫폼은 어떤 상품을 중개하든 상품 판매에 대한 리스크를 지는 것도 아닌데, 저축은행 상품에만 수수료를 높게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해부터 조달금리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나다 보니 대출 중개 플랫폼에서 유입되는 신규 대출을 일시적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빅테크 3사의 대출 중개 서비스에는 저축은행이 약 30곳씩 입점해 있다. 높은 수수료율에 대한 저축은행 업계 불만이 커지자 저축은행중앙회는 대출 중개 플랫폼에 대해 공개 입찰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각 저축은행에 중개 계약을 위임받아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일부 대출 중개 플랫폼에만 입점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대출 중개 플랫폼 측은 저축은행이 입점을 통해 얻은 이익이 크다고 반박한다. 대출 중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 비해 저축은행은 고객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시장논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 것일 뿐"이라며 "플랫폼 입점 덕분에 비용을 더 아낀 건 시중은행이 아닌 저축은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출 중개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에 저축은행이 이용하던 오프라인 대출모집인의 수수료는 약 3%대로, 현재 플랫폼 수수료의 2배 수준이다. 신용정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이 플랫폼을 통해 실행한 신용대출 금액이 모두 오프라인 대출모집인을 통해 유입됐다면 수수료 비용은 약 1400억원 더 늘어난다.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저축은행 고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용정보 업계는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취급액 중 플랫폼에서 유입되는 비중이 2021년 말 36.8%에서 지난해 11월 50.2%로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저축은행은 높은 수수료율에 반발하면서도 대출 중개 플랫폼 제휴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저축은행은 전체 광고비용 중 30~40%를 플랫폼 제휴에 지출했는데, 지난해부터는 이 비중이 50%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검색광고나 배너광고보다 대출 중개 플랫폼과의 제휴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저축은행도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를 두고 업계 간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의견 청취에 나섰다.
저축은행이 플랫폼에서 신규 대출을 중단할 만큼 사안이 중대해지자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6일 당국은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와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사 등의 실무자를 소집해 면담 자리를 가졌다. 수일 내 대출 중개 플랫폼 업계 실무자와도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출 중개 플랫폼은 분기별로 수수료 현황 자료를 당국에 제출한다. 지난해 말 자료를 기반으로 당국 지도사항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출 중개 수수료와 관련해선 양측 업계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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