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美1위 자신감으로 디즈니에 도전"
소설·만화·영화 IP 융복합
넷플릭스와 '시간점유율' 경쟁
상장계획도 예정대로 추진
美웹툰 월간사용자 1250만명
업계 1위, 3대 만화상도 수상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표현을 굉장히 많이 썼는데요, 정확하게는 아시아에서 시작한 글로벌 규모의 포스트 디즈니가 되고 싶습니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사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소재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은 큰 의미가 있었던 해"라고 강조했다. 미국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250만명을 돌파해 1위를 기록했고 네이버웹툰 작품이 윌 아이스너 어워즈(Will Eisner Awards) 하비 어워즈(Harvey Awards) 링고 어워즈(Ringo Awards) 등 미국 3대 만화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영어 오리지널 작품 '로어 올림푸스'다. 이는 특히 세계적인 MBA 프랑스 인시아드에서 네이버웹툰 성장전략의 혁신 사례로도 언급된 바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영어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6년 웹툰엔터테인먼트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분석업체인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미국 월간활성이용자수는 지난해 2분기 기준 1250만명으로 2위보다 7배 이상 높다.
김 대표는 "한국적 웹툰 문화를 미국에 이식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 규모가 2조5138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북미가 절반에 가까운 1조459억달러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배경에 대해 "미국에서 입지를 다질수록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며 "더욱이 한 국가의 콘텐츠가 다른 국가를 공략할 수 있는 시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네이버에서 네이버웹툰을 분사하기에 앞서 미국에 법인을 먼저 설립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만큼 처음부터 글로벌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염색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김 대표는 한동안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다녔다. 이에 대해 그는 "외국인들을 만나 인사하면 동양 사람의 얼굴을 비슷하게 인식해 기억을 못했다"며 "머리를 염색했더니 이후 쉽게 기억했다"고 설명했다. 또 초기에 수백 통에 달하는 콜드(무작위성) 이메일을 보내 만화작가들과 접촉했던 사실을 상기했다. 김 대표는 성과를 일군 이유와 관련해 "미국 크리에이터에게 영감을 줬기 때문"이라면서 "네이버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에 12만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만약 인기를 얻어 지속해서 그릴 자격을 얻으면 네이버웹툰 한국인 작가의 연평균 수익은 2억8000만원, 1년 내 데뷔한 신인 작가의 연간 환산 수익은 평균 1억5000만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플레이어와 경쟁·협력해 시간 사용량을 늘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시간 점유율이 높은 플레이어와 경쟁하면서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은 지식재산권(IP) 간 융·복합이다. 웹툰·웹소설·애니메이션·영화를 잇는 거대한 IP 복합체다. 김 대표는 "(역할 모델인) 디즈니는 IP 보유자이자 IP 개발자이기도 하지만 매우 훌륭한 IP 인프라스트럭처를 거느리고 있다"며 "네이버웹툰은 온전히 디지털에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IP를 전 세계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향후 미국 시장에서 상장한다는 방침과 관련해서는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가는 변화 과정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기존에 했던 노력을 계속해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그림을 자동으로 그리고 일부 작가가 이를 활용해 만화를 제작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모두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기존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작가가 하루에 한 컷만 만들 수 있었던 걸 10컷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가를 대체한다는 아이디어에는 반대했다. 김 대표는 "이것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을 때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저작권이나 소유권 등 이런 것이 아직 정리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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