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대표 결선투표' 김기현 잡힐까, 잡을까
나경원 출마 '초읽기'에 달라진 당대표 경선판
김기현 1위 올라섰지만…양자대결선 안철수 우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3파전으로 좁혀지면서 이번 3·8 전당대회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결선투표제가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당초 당 지도부가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땐 당원 투표 100%와 함께 ‘친윤’ 당대표 후보를 밀어주려는 ‘이중 장치’로 평가 받았지만 3파전 구도에서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계기로 전통 보수뿐 아니라 ‘비윤’까지 지지층을 확장하면서 유불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결선투표 도입 전후 달라진 판세
국민의힘은 지난달 상임전국위·전국위를 열어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을 때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르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일반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고 당원 투표를 100% 반영하겠다는 룰(규칙) 개정과 함께 도입된 결선투표제는 친윤 후보를 위한 안전판으로 풀이됐다. 지난달 말만 해도 김기현·권성동 의원과 나 전 의원, 원희룡·권영세 장관 등 친윤 후보군이 대거 당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결선투표로 친윤 표 분산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사실상 당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나 전 의원은 지난 16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난 당시 “죽었다 깨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17일 대구 동화사를 찾아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비윤계까지 끌어안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확장성 있는 안철수 힘 실릴까
안철수 의원에게도 결선투표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업체 에브리씨앤알이 에브리뉴스와 폴리뉴스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응답자 1000명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자 41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기현 의원(29.2%)이 1위에 올랐지만 ‘김기현 의원 대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대 안철수 의원’ 양자 대결에선 안철수 의원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응답률 5.1%, 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1%포인트이며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 가능하다)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을 내세운 김기현 의원은 17일 백석대 강연 후 “우리 당의 구성원 모두와 연대하고 통합하고 함께하는 탕평을 펼치는 ‘연포탕’을 끓여 우리 당을 한 길로 나아가도록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며 확장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는 “배척되는 것이 덜한 사람, 즉 2순위 표를 많이 갖고 있어 누군가의 대체재가 될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하다”며 “안철수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의 중도층 대체재, 나 전 의원의 수도권 지지 대체재, 김 의원의 ‘윤심’ 대체재가 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경선에서 3위 득표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대표 후보의 희비를 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위 득표자의 지지층이 1·2위 득표자 가운데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에 따라 결선투표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친윤 세력이 분열하는 상황에서 결선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친윤 후보가 당선되리란 시나리오는 이상적 조건에서 가능하다”며 “3파전을 가정해 3등이 나경원 전 의원이라면 안철수 의원에게, 안철수 의원이라면 나경원 전 의원에게 각각 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최용일 시사평론가는 “대통령실과 윤핵관에 대한 견제 정서가 당내에서 어느 정도 작용할지가 앞으로 한 달여 동안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강한 기세가 역풍을 부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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