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우려 부각에 … 카카오 그룹株 '우수수'
증권사 투자의견 하향
차익실현 매물도 쏟아져
올해 들어 상승을 이어 가던 카카오그룹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 상승폭이 점차 둔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이달 들어 주가가 상승했는데,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상승 동력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700원(4.19%), 카카오뱅크는 1000원(3.40%), 카카오페이는 4400원(6.21%)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0.47포인트(0.85%) 하락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낙폭이 컸던 셈이다.
이날 키움증권은 카카오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시장 수익률 상회'로 낮췄다. 목표주가는 7만2000원으로 기존과 같이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같은데 그간 주가가 상승해 상승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카카오 주가는 올해 들어 11%가량 상승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적정 가치를 산정할 때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인 25배로 부여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성을 적극 영위하는 카카오의 DNA를 우호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카카오는 108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전 분기 1503억원 대비 28% 감소한 수치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23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광고 경기 둔화와 화재에 따른 매출 잠식으로 광고·커머스 사업부인 톡비즈 사업부문 성장성이 전 분기 대비 8% 수준에 그치겠지만, 화재 피해 보상액이 당초 예상 대비 줄어들면서 영업이익 감소가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올해 들어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19%, 카카오페이는 25% 올랐다. 최근 들어 은행주의 배당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카카오 계열사까지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기업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카카오뱅크의 영업수익(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4118억원에서 372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영업이익도 1046억원에서 873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된다고 해도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가를 뒷받침할 정도로 큰 폭일지 의구심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현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정당화할 수 있는 성장 속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1414억원에서 4분기 1456억원으로 소폭 늘겠으나, 영업손실은 97억원에서 115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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