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찰에 “공작수사·사법살인·관심법”···이재명 출석엔 이견도

윤승민·신주영 기자 2023. 1. 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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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흥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건희를 수사하라’, ‘이상민을 파면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로부터 잇달아 소환 통보를 받자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야당 대표 죽이기”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당내 이견도 표출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어제 정치검찰은 윤석열 대통령과 선거 때 경쟁했던 제1야당 당 대표를 설 직후에, 그것도 이틀에 걸쳐 또 소환하겠다고 밝혔다”며 “이재명 대표가 자진출석한지 6일 만에 일방적 통보”라고 말했다. ‘대장동·위례 개발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전날 이 대표를 배임·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뜻을 이 대표 측에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소환조사를 받았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의 의도를 문제 삼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대장동 사건은 증거는 없고 진술에만 의존하는 ‘공작수사’의 전형”이라며 “정권의 국정 실패와 무능, 강압적인 당권 개입으로 지지율이 주저앉자, 어떻게든 설 밥상 화제를 면해보려는 윤석열 사단의 ‘눈속임’” 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검찰의 연이은 야당 대표 수사를 규탄하기 위해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했다. 대책위원장 박범계 의원은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지난 10일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제1 야당 대표를 소환한데 이어 또다시 이틀간에 걸친 소환 일정을 언론에 공개했다”며 “정적을 죽이려고 윤석열 검찰이 혈안이 돼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진상조사 태스크포스’ 단장인 송기헌 의원은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자체를 뒤늦게 수사하면서도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이 이중잣대로 불공정한 정치 수사를 계속 한다면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서라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에 반드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김건희를 수사하라’ ‘이상민을 파면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검찰을 규탄했다. 이후 자유토론에서는 이 대표 검찰수사에 대한 당 대응과 관련한 발언은 없었다고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중심인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귀국하며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가 예상되자 검찰이 ‘관심법’으로 수사한다고 비판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전 회장과 이 대표는 서로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고, 대신 수임료를 받았다는 변호사 역시 ‘의혹은 소설’이라고 말했다”며 “이재명 대표 이름만 나오면 관심법으로 수사하고 짜 맞춰 기소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데에 대해 단일대오로 맞서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방탄 이미지가 당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반대 의원들의 의견이 아직까지 대대적으로 표출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 대표의 검찰 출석 등을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도 보인다.

당 지도부와 친명계 의원들은 당의 결집을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죄도 없는데 ‘무조건 수사받으러 와라’ 그러면 나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앞서 당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을 “일부 청개구리”라고 표현한 바 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런 식으로 검찰이 건건이 제1야당 대표를 불러내는 건 문제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최고위원의 청개구리 발언에 대해 “근본적으로 민주주의의 본질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마음에 안 들면, 자기와 다른 얘기를 하면 빨갱이라 하는 건 독재의 길”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YTN 인터뷰에서 정 최고위원을 향해선 “민주당 안에 청개구리 감별사가 나타났다. 이게 밉상 정치”라며 “정청래식 편가르기 정치가 당도, 이 대표도 힘들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상민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당내 다른 목소리를 ‘내부 총질’이라고 한데 대해 “내부총질이라는 이 대표의 표현은 과하다”라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각이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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