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눈앞 '아바타2'… 극장 존재이유 증명한 CG혁명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3. 1. 1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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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물의 길' 5가지 흥행 요인
최첨단 영화제작 기술로
192분간 경이로운 장면
자연·동물 파괴하는
인간의 이기심에 경종
공감하기 쉬운 주제로
34일만에 관객 946만명
직접 개발한 3차원(3D) 촬영 특수 카메라, 수중 퍼포먼스 캡처 기법 등으로 완벽한 컴퓨터그래픽을 구현한 '아바타:물의 길'의 한 장면.

세계 영화팬들이 다시 한 번 '판도라 행성'의 마법에 빠져들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 946만 관객(16일 기준)을 돌파하며 드디어 '천만 영화' 대열에 올라설지 기대를 모아서다.

'아바타: 물의 길'은 개봉 2주 만에 세계 매출 10억달러를 넘어서더니 전작 1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손익분기점(20억달러)에 다가가는 중이다. '아바타: 물의 길'의 흥행 비결을 5가지 관점에서 살펴봤다.

1 잔물결에 윤슬까지 CG 황홀경

혁신에 가까운 컴퓨터그래픽(CG)은 '아바타' 시리즈의 매력이다.

3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도 CG 황홀경만으로 버텨낼 수 있을 정도다. 캐머런 감독은 영화 개봉 전 "멋진 수중 크리처와 헤엄을 치고 물에 사는 다른 문화를 가진 종족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판도라 행성의 모습은 '인간의 상상 이상'이 진정 무엇인지를 눈앞에 전시하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CG 소재 중 압권은 단연 '물'이다. 특히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바닷속을 질주하는 수중 크리처 '일루'의 촉수에 자신의 손을 가죽끈으로 단단히 묶는 장면이 크게 회자됐다. 바닷물을 원경이 아닌 클로즈업해 보여주는 거의 유일한 장면인데, 잔물결이나 윤슬이 도저히 저게 CG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진짜 같았기 때문이다.

또 메트카이나족이 신성시 여기는, 깊은 물 아래의 '영혼의 나무'와 그 위에 솟은 '선조들의 만(灣)'을 다룬 CG도 경이로움에 탄성이 나왔다.

'아바타: 물의 길'에 참여한 한국인 스태프 최종진 슈퍼바이저는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물을 표현하는 데 아주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물을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려면 엄청난 시뮬레이터 데이터가 필요했다. '아바타' 1편은 영화 전체 데이터 양이 1페타바이트(PB)였는데 이번엔 18.5PB로, 1편이 수영장 정도의 규모라면 2편은 바다라고 비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 익숙한 세계관과 1편 학습효과

'아바타: 물의 길'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이미 1편 관객에게 익숙해진 판도라 행성의 세계관이다.

2009년 '아바타' 1편 최종 관객은 1362만명으로, 그들 중 대다수는 캐머런 감독이 만들어낸 '아바타' 세계관에 학습돼 있는 세대다. '아바타 세계관'이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판도라 행성에서 대체 자원인 언옵테늄(Unobtanium)을 채취하고, 이 과정에서 판도라의 원주민인 나비족과 대규모 전투를 벌인다는 설정을 뜻한다.

2편을 보며 '인간이었던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어떻게 나비족의 몸을 얻어 판도라 행성에서 살아갈까'라는 궁금증이 굳이 들지 않는다. 2편 관객 대다수가 이미 1편 관객으로, 이에 따른 학습효과가 있어서다. 당시 학생이었던 1편 관객들마저 '아바타' 2편 3D 버전의 주 소비층으로 성장해 영화 흥행을 견인 중이다.

3 '인간과 이기심' 간명한 주제

'인간의 이기심으로 파괴되는 자연'이라는 간명한 주제의식도 '아바타' 시리즈의 매력이다. 1편과 2편 모두 12세 이상이면 무난하게 관람 가능할 정도로 '아바타'의 주제는 단순하다. 1편이 1㎏당 2000만달러나 하는 귀중한 자원 언옵테늄을 얻으려는 자원 쟁탈전이었던 반면, 2편은 고래와 비슷한 크리처 '툴쿤'의 뇌 속에서 인간의 노화를 정지시키는 암리타(Amrita)를 얻으려는 인간의 이기심이 극의 동력이 된다. 이때 설리 가족의 이주가 현대사회 난민의 알레고리를 지니고, 툴쿤 무리에서 쫓겨난 파이칸이 우리 주변의 소수자성을 의미한다는 등의 세부 주제의식은 굳이 어렵게 따질 필요가 없다.

4 러닝타임 3시간 가성비 영화

192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상영시간)은 '아바타: 물의 길'의 거의 유일한 단점으로 꼽히지만, 가성비가 높다는 장점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었다.

캐머런 감독도 긴 상영 시간을 두고 '가성비 영화'임을 자신하기도 했다. 상영관이 위치한 지점과 상영 시간(평일과 주말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국에서 '아바타: 물의 길' 2D 버전 티켓값은 다른 일반 영화와 동일하다. 3D 버전은 CGV 2만원 초반대(IMAX 기준), 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1만6000~1만7000원대다. 물과 바람이 나오는 4DX, 슈퍼플렉스도 2만원 초·중반대다. 미국 플로리다주 디즈니랜드에 '아바타'를 주제로 삼아 2017년 설립된 실제 테마파크를 전 세계 영화관으로 옮긴 셈이다.

5 영화관 존재 이유 설명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약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영화관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아바타: 물의 길'은 영화관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한국 영화 중에선 '범죄도시2'와 '공조2: 인터내셔널', 해외 영화에선 '탑건: 매버릭' 외에는 이렇다 할 극장행 동인이 부족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2009년에 1000만명 넘는 한국인이 느꼈던 1편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영화관의 존재 이유를 화려하게 알렸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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