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비틀하다 쾅…만취 음주운전, 반려견 순찰대가 잡았다
반려견을 산책시키던 한 시민의 신고로 만취 운전자가 검거된 사연이 알려졌다.
17일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10시 35분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50대 여성 운전자 A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검거에는 ‘반려견 순찰대’인 B씨가 큰 역할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반려견 순찰대는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가 주민 참여형 치안으로 기획한 민간 자율 방범 활동이다. 반려견을 산책시키며 시설물 파손 여부나 불법 주차 등을 감시한다. 범죄 등 위급한 상황을 목격한 경우에는 즉각 경찰에 신고해 대응한다.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골든 리트리버 2마리와 동네를 순찰하던 B씨 옆으로 SUV가 갈지자로 비틀거리며 위태롭게 지나간다. B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해 SUV 도주 방향과 현장 상황 등을 설명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B씨가 설명한 장소로 출동한다. A씨는 도주를 이어갔지만, 도로 한복판에서 경찰차를 맞닥뜨린 뒤 체포됐다. A씨는 도주 과정에서 주변 시설물을 부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인터뷰에서 “쿵쾅쿵쾅하는 소리가 나서 영상을 찍어놓고 경찰에 바로 신고를 했다”며 “반려견 순찰대 조끼 입고 활동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예뻐해 주시고 대견하게 바라봐주셔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감한 반려견 순찰대 도움으로 음주 운전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 따르면 반려견 순찰대는 지난해 8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별도 보상이 없는 자원봉사 활동이지만, 모집경쟁률은 3.5대 1이었다. 현재 서울에서 284팀이 활동 중이다. 지난해 12월까지 반려견 순찰대가 주취자 보호조치·비행청소년 범죄예방 관련 112에 신고한 것은 206건이다. 같은 기간 보행로와 통행로 시설 파손 신고, 공사장 안전조치 미준수 신고 등 120 다산콜센터에는 150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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