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삼성 준법위 첫 정기회의, 지배구조 개편 속도 내야

정용철 2023. 1. 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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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2기 삼성 준법위가 출범 1년을 맞았지만 지배구조 개편 관련해 뚜렷한 성과 없이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준법경영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목소리와 역할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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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경영승계 포기, 무노조 경영 폐기 등 1기 준법위 성과를 바탕으로 2기 역시 최고경영진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평가 지표 마련 등 준법경영을 강화할 장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핵심 목표로 설정한 지배구조 개편 등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한 만큼 적극적인 존재감 표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2월 2기 삼성 준법위 위원들이 첫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삼성 준법위는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빌딩에서 새해 첫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2기 출범 1주년을 맞아 특별한 행사나 메시지 표명 없이 내부거래 검토와 준법의무 위반 신고 내역 확인 등 매월 정례적인 검토사항을 논의·의결했다.

2020년 1월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아 첫 출범한 삼성 준법위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등 7개 계열사의 준법경영 감시 역할을 해왔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에서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면피용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1기 준법위는 이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경영권 숭계 포기, 무노조 경영 철폐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2기 준법위는 지난해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위원장 바통을 이어 받은 후 준법 장치 확대에 집중했다. 소위원회를 활성화해 역할을 세분화했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이슈를 챙길 조직까지 신설했다.

2기 준법위는 삼성의 최고경영진과 소통을 확대하며 준법경영 의지를 다지는데 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회장이 정기회의에 참석해 위원들과 면담하고, 준법경영 이행을 약속했다.

이어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 등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TF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준법경영문화가 기업 내부에 뿌리 깊게 정착하는데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삼성 준법위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삼성 내 준법문화 정착을 더 다진데 이어 삼성 최고 경영자와 지속적인 소통과 견제를 통해 사내식당 위탁운영 경쟁입찰 도입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2기 준법위가 핵심 목표로 제시한 지배구조 개편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점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은 1기 준법위부터 주요 과제였지만 이렇다 할 개편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지배구조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여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컨트롤 타워 재건 이슈도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2017년 2월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3개 태스크포스 체제로 운영 중이다. 그룹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재건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준법위 내에서도 컨트롤 타워 재건의 적절성이나 범위 등 논의가 오갔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2기 삼성 준법위가 출범 1년을 맞았지만 지배구조 개편 관련해 뚜렷한 성과 없이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준법경영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목소리와 역할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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