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즈베던 "서울시향, 지휘자 개성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 같은 악단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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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사람들은 천국으로 가는 길이 천국 그 자체보다 더 아름답다고 하죠. 제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과정이 천국보다 더 천국 같기를 소망합니다."
내년 초 취임하는 야프 판즈베던(63)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은 서울시향의 5년 임기에 대한 기대감을 이같이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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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3일 서울시향 정기연주회로 단원과 첫 조우
“때로 사람들은 천국으로 가는 길이 천국 그 자체보다 더 아름답다고 하죠. 제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과정이 천국보다 더 천국 같기를 소망합니다.”
내년 초 취임하는 야프 판즈베던(63)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은 서울시향의 5년 임기에 대한 기대감을 이같이 표현했다. 12, 13일 대타 지휘자로 서게 된 서울시향과의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17일 기자들과 만난 판즈베던은 "악단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로 알아가는 행복한 한 주를 보냈다"며 "서울시향이 지휘자가 가진 개성적 사운드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색채를 내는 오케스트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태생의 판즈베던은 7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해 16세 때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했고 19세에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최연소 악장을 맡아 16년간 몸담았다. 38세에 지휘자로 전업해 네덜란드 방송 교향악단 수석 지휘자, 미국 댈러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등을 거쳐 2012년부터는 홍콩 필하모닉 음악감독, 2018년부터는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판즈베던은 서울시향 음악감독직을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스승으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강효를 언급했다. 그는 "강효 교수는 바이올린뿐 아니라 직업윤리 등 여러 면에서 내 삶에 그 어떤 스승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지휘자로 전 세계 오케스트라와 연주하면서도 훌륭한 한국 음악가를 많이 만나 한국에 오는 결정이 자연스러웠고 고향에 온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판즈베던은 단원을 몰아붙여 연주 역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린다고 해서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로 불린다. 그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내 평판은 터프한 편"이라며 "연주자와 지휘자가 무대 위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려면 철저히 준비돼 있어야 하며 무대에서 90%의 능력을 발휘하려면 110%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가족으로서 무대에 오르는 민주적 오케스트라도 중요하다"며 "리허설 과정에서 내가 때로는 엄격할 수 있지만 개인적 감정은 없고 음악감독으로서 그간 단 한 명의 단원도 해고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향에서의 5년간 청사진을 묻는 질문에는 "첫해는 서울시향의 음악을 탐험하는 '사운드 사파리'가 될 것"이라며 "재능 있는 한국 작곡가에게 서울시향을 위한 신곡을 위촉해 두 번째 시즌부터는 프로그램의 30%를 신곡으로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뉴욕 필하모닉에서도 2주에 한 번씩 신곡을 초연하고 있다"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정재일 음악감독과 꼭 작업해 보고 싶다"고 했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들을 둔 판즈베던은 자폐 아동을 위한 파파게노 재단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그는 "사람이 눈을 맞추는 것은 마음과 마음을 맞추는 것인데 자폐 아동에게는 시선을 맞추는 게 어렵다"며 "재단을 통해 악기 연주로 눈을 맞추게 하는 음악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향 단원 공개 채용 절차를 위해 입국하는 4월에는 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연주회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사회적 약자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장애 아동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연주회도 1년에 한 차례씩 열 뜻을 밝혔다.
내년 1월에 공식 취임하는 판즈베던은 올해 7월과 11월, 12월에도 방한해 서울시향을 지휘할 예정이다. "이미 서울시향과의 여정을 시작한 만큼 5년이 아닌 5년 반의 임기인 셈이죠. 지금은 씨앗을 심는 시간입니다. 충분히 자라도록 기다리고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아름다운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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