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돌린 영끌족...대출금리 드디어 내려간다

유진아 2023. 1. 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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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8%대에서 7%대로 소폭 하락
은행권 당국 압박에 대출 금리 인하

끝을 모르고 치솟았던 대출 금리가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출 금리 인상에 대한 금융당국의 견제에 이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은행채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은행권 또한 대출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당분간 '영끌족'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4.69~7.36%로 집계됐다. 이번달초(5일) 기준 5.15~8.11%에서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0.75%포인트, 0.46%포인트 낮아졌다.

대출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데는 금융당국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임원 회의에서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시장 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3일 기관 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시장이 잘 작동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는 경우 개입이 충분히 필요하다"며 "은행이 작년 순이자 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밝혔다.

이러한 당국의 메시지가 전해지자 은행들은 일제히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섰다. 지난 2일 하나은행이 원큐주택담보대출을 0.10~0.3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우리은행이 13일부터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각종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 금리를 최대 연 0.9%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내놨다. NH농협은행 또한 오는 20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0.8%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영향을 주는 코픽스의 하락도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지난 16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지난해 11월 기준 4.34에서 4.29%로 0.05% 포인트 하락하면서 은행들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내려갔다. KB국민은행은 전날 5.78~7.48%에서 이날 5.73~7.43%로 내렸고 우리은행 또한 6.41~7.41%에서 6.36~7.36%로 하락했다. ▷관련기사:주담대 금리 얼마나 내릴까…코픽스 11개월만에 하락(1월16일)

신규 고정(혼합형)금리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도 하강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혼합형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신용등급 AAA)과 신용대출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각각 4.146~4.235%, 3.095~3.940%로 나타났다. 이런 은행채 금리는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은행채 금리는 지난 일주일(1월 9~16일) 사이에 만 평균 1.341%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출 금리는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미국쪽 인플레이션도 어느 정도 안정화에 접어들었고 정부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고채, 은행채, 여전채 순으로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대출 금리 또한 더 내려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예전만큼 낮은 금리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문가는 "대출금리가 안정화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절대적인 금리 수준은 1~2년 전 2%대 금리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도 예전 2~3%대의 금리로 대출받았을 때 대비 150bp(1bp=0.01%포인트)에서 200bp 정도 충격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하 교수는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이 조금 완화되면서 전반적으로 금리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끝나가는 만큼 이러한 분위기가 대출 금리에 선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 또한 예금 금리 인하와 더불어 대출 금리 인상 자제도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영끌족들이 이전만큼 힘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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