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랠리에 나 살려”...증시 하락에 베팅한 개미 ‘전전긍긍’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1. 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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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은 레버리지 순매수...증시 상승에 베팅
17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2400선에 다가서며 강세 흐름을 보인 가운데 연초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대거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관은 레버리지 상품을 사모으며 증시 상승에 무게를 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 선물인버스2X’로 총 4507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또 KODEX 인버스도 690억원 규모로 사들여 개인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KODEX 레버리지’는 1741억원 팔아 치웠다. 인버스형 ETF는 사고, 레버리지 ETF는 팔아 증시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상승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수가 1% 하락하면 2%의 수익이 발생하고, 1% 상승하면 2%의 손실이 나는 방식이다. 반대로 KODEX 레버리지는 코스피 200지수가 상승하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지수가 오르면 지수 상승률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반대로 지수가 떨어지면 하락률의 두 배 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같은 기간 기관의 투자 향방은 개인과 엇갈렸다. 기관은 KODEX 레버리지를 1617억원 사들였는데, 이 종목은 기관 순매수 2위에 올랐다. 기관은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을 대거 사들인 데 반해 ‘KODEX 200 선물인버스2X’는 3525억원 순매도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아 치웠다.

개인 투자자들이 앞으로 지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반면 기관은 지수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기관의 판단이 맞는 듯 하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월 4일 이후 무려 9거래일 연속 상승해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6.9% 올랐다. 코스닥 지수도 올 들어 5.7%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 ‘1월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월 효과란 새로운 해에 대한 장밋빛 전망,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한 주가지수 상승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곱버스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KODEX 200 선물인버스2X는 수익률이 -14.7%를 기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경기나 실적보다는 금리인하, 업황 개선 등 기대감에 근거한 반등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코스피가 2400선을 넘어 2500, 2600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레벨업과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두가지 모두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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