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후 압송까지 혼란스러운 현장… 김성태는 누구?

오상도 2023. 1. 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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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야 많지만 검찰에 가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이재명씨'는 전화나 뭐 한 적이 없다."

17일 오전 8시44분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이날 입국으로 8개월간의 해외 도피를 끝낸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함께 현지 이민국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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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야 많지만 검찰에 가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이재명씨’는 전화나 뭐 한 적이 없다.”

17일 오전 8시44분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태국 방콕발 아시아나항공 OZ742편으로 입국한 김 전 회장은 승객들이 모두 내린 뒤 마지막으로 수갑을 찬 채 모습을 드러냈다. 갈색 뿔테 안경에 마스크를 착용한 그는 정장 상의에 파란색 셔츠 차림이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제가 부족한 사람이라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게 제일 힘들었다”며 그간의 속내를 털어놨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밀려드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잠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루하루 지옥같이 살았다”면서 “김치를 먹고 생선을 좀 먹었는데, 그걸 황제 도피라고 하니, 모든 게 다 제 불찰”이라며 일부 언론 보도를 겨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계를 묻는 말에는 “전혀 (알지) 못 한다. 전화번호도 알지 못 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 대표에 대한 호칭은 ‘이재명씨’였다. 

배임·횡령이나 수사관 매수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다”, “누군지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해외에서 망명을 타진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선 “아니다”라며 역시 선을 그었다. 

이날 입국으로 8개월간의 해외 도피를 끝낸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함께 현지 이민국에 붙잡혔다. 그의 입국은 검거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수원지검은 태국에서 검거된 김 전회장을 현지 공항에서 인계받아 태국 방콕발 국적기 탑승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김 전 회장이 탑승한 비행기는 이날 오전 8시24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나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수원지검에는 2시간을 훌쩍 넘긴 오전 10시45분쯤 검찰 호송차를 타고 도착했다. 김 전 회장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곧바로 들어갔다. 검찰로 압송된 그는 형사6부가 있는 15층 조사실로 이동해 피의자 신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귀국한 1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김 전 회장이 탑승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그의 검찰 출석을 기다리던 취재진과 방송중계차들은 이 때문에 김 전 회장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전북 남원에서 나고 자란 김 전 회장은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이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20대 때 전주를 거점으로 성장한 뒤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사행성 게임이 유행하던 2000년대 중반부터 수도권과 호남 지역에서 불법도박 PC방을 운영하다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에도 강남에서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하며 자금력을 급격히 키웠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2010년 쌍방울 그룹을 인수했다. 이후 특수차량 제작 업체인 광림, 바이오 기업 나노스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중견 기업인으로 자신을 포장했다.

김 전 회장의 기업 인수는 무자본 인수 합병 방식으로 이뤄졌다. 쌍방울 인수 직전에는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까지 알려지면서 주홍 글씨가 새겨지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모습. 연합뉴스
현재 김 전 회장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 불법 송금 의혹 등은 이 대표 주변 인물들과 연결돼 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귀국으로 향후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 전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쌍방울 그룹을 둘러싼 각종 비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인천공항=박연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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