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美·中 갈등 딜레마… 인도·사우디 시장 노려라"

전경련 좌담회서 전문가들 제언
공급망 재편 등 위험분산 전략도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이 17일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3 미국·중국 대전망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올해도 미국과 중국의 경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복합위기에 직면한 한국은 시장다변화·공급망 재편 등 위험분산 필요성이 커졌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2023년 미국·중국 대전망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탈중국 압박 등 대외 리스크가 '뉴노멀'이 된 지금이 한국 기업의 전진과 추락을 결정지을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주도의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경제적으로 긴밀한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라며 "작년 말 발표된 한국판 인태전략을 비롯한 정부의 통상전략의 수립과 시행에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발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에 대해 침체가 불가피하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식 중국 견제와 경제 안보 조치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은 IRA, '반도체 칩과 과학법' 등 경제 안보 제도를 출범시킨 동시에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막기 위해 외국인투자심사 기준으로 '공급망 상의 위험성'을 새롭게 추가했다.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동맹국의 대중국 투자를 감시하면서 반도체 등 국내 기업이 중국에 추가 투자할 수 있는 여지가 사라졌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주도의 기술 보호주의에 대해 호주, 캐나다, 일본, 유럽 등 다른 선진국과 협력을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중국의 경우 1분기 내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을 얼마나 안정시키느냐가 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올해 위드 코로나 전환 후 1분기 내로 경제회복이 된다면 중국이 원하는 성장률의 마지노선인 5%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며 "그동안 중국 내에서 정치가 경제 이슈를 눌러왔지만 이제는 경제로 방향을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박태호 원장은 올해 한국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미중 힘겨루기와 세계경제 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인도, 동남아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우고, 중국을 탈피한 공급망 구축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좌담회를 기획한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도한 기업규제로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만성적으로 저하된 상황에 G2 성장둔화와 공급망 패권경쟁 등 커지는 대외 리스크로 우리 기업들의 위기감이 매우 크다"며 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재편 등 국가 차원 종합적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은희기자 e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