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소환 통보에 강경 대응 기조 고수하는 민주

연이은 檢 이재명 소환 통보에 격앙
대검 항의 방문…"이번엔 불출석해야" 기류도 강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면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연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관련 출석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하자 민주당은 대검을 항의 방문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동안 당내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당과 분리 대응' 주장도 나왔지만 일단 당 차원의 전방위적 방어선 구축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 대책위원회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진상 조사 TF, 원내대표단,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17일 오전 ‘이 대표 등을 향해 표적·편파·조작 수사를 하는 정치 검찰을 규탄한다”며 대검을 항의 방문했다. 앞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전날 설 연휴 이후인 27일 또는 30일 출석하라고 소환 통보했다.

이 대표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성남 FC 후원금 의혹’으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지 엿새 만이다.

일단 민주당은 "대장동 일당의 바뀌고 모순된 진술에 기초하고, 녹취록이 가리키는 진실과 다르게 옭아매는 이 대표에 대한 혐의는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검찰이 ‘김건희 방탄’과 야당 공격에만 열중하는 상황은 용납 불가”라며 “‘김건희 특검’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민주당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원내지도부 차원에서도 적극 대응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당 지도부도 일각의 ‘이 대표 문제와 당 분리 대응론’을 공개 비판하는 등 '집안 단속' 수위도 높였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비명계를 중심으로 ‘단일 대오로 가다가 당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오히려 그런 발언들이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본인 수사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이를 엄호해야 할 당 내부에서 '분리 대응론'이 나와 오히려 단일 대오 결속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정청래 최고위원도 최근 “당내 일부 청개구리들이 있다”며 “그분들이 계속 개굴개굴 운다고 비가 계속 오는 것은 아니다. 비는 멈추게 돼 있고 햇살은 들게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비이재명계는 여전히 '분리 대응론'을 고수 중이다.

김종민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검찰이 단순히 수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 보도를 통해 일종의) ‘중계방송’을 하고 정치 행위를 하는 등 선을 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대응을 안 할 수 없다”면서도 “(검찰이) 수사를 못 하게 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 당이 나서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기자와 통화에서 “(정 최고위원 등의) 그런 발언 자체가 당을 또 분열시키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 본인은 두 번째 검찰 소환 통보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소명이 담긴 진술서로 소환 조사를 갈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 내부에서도 1차 소환 때 검찰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진술서를 제출했던 만큼 '이번에는 출석하면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분위기가, 소환에 불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워낙 강하다”고 전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 대표에게) 죄가 없는데 왜 수사를 받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