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찍은 중국…저성장때 패권전쟁 위험 더 높다
IMF도 향후 5년간 4%대 성장 예상
경제·지정학적 위상 둔화되는데
시진핑 3기 군사력은 날로 증강
미중 강대강 갈등 ‘투키디데스 함정’아니라
약화되는 중국, 군사적 실수 가능성 높아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5.2%로 내다보고 내년에는 이보다 더 큰 폭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중장기 시각은 다르다. 2025년부터는 성장률이 4%를 하회하면서 5년후인 2027년엔 개혁개방 이후 처음으로 3%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구(IMF) 전망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4% 중반에서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IMF의 예측이다.
중국 경제는 지난 1970년 19.3%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한 이래 2007년까지 두자리수 성장률을 여류롭게 지켜왔다. 중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7% 이상 경제를 키워온 덕분에 세계경제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고성장 중국 경제가 마침내 정점을 찍고 장기적으로 3%대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정부 통계를 불신하는 서구 이코노미스트들이나 부동산 시장 붕괴를 내다보는 애널리스트들이 아니다. 지정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나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정책 결정권자들이 '피크 차이나’를 주장한다.
'피크 차이나‘는 당장 올해나 내년 중국 경제가 정점을 찍고 시장이 폭락하거나 경기가 급랭할 것이라는 게 아니다. 오히려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기가 끝나고 내리막길에 접어듦에 따라 미중 패권경쟁의 구도도 달라져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지난해 공동 저서(Danger Zone)에서'피크 차이나’라는 용어를 처음 들고 나온 할 브랜즈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중국은 더 이상 세계 경제·지정학적으로 '뜨는 별(a rising star)‘이 아니라'이미 뜬 별(a risen star)’”이라며 “지금까지 우리는 중국이 부상하기 때문에 패권경쟁을 우려해야 한다는 연구가 많았는데 사실은 그 정반대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새 강대국 중국 부상으로 기존 강대국 미국과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론이 인기를 끌었지만 브랜즈 교수는 중국이 하강하고 있기 때문에 미·중간 군사적 충돌가능성이 불가피하다는 정반대의 이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중국이 경기 침체와 국력 하강을 막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 과정에서 중국의 전략적 실수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부상에 한몫씩 거들었던 이 4가지 요소는 2023년 현재 모두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발목을 잡고 있는 4가지 요소가 돼버린 것이다. 우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탈글로벌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전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반감이 급증했다. 지난해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호주·스웨덴·미국 등 대부분의 서방국가 국민 10명중 8명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0년 중국의 WTO가입 이후 미국인의 일자리 240만개를 중국에 빼앗겼다는 조사도 나왔다. 중국을 이끌던 기술관료도 시진핑 3기에 접어들면서 측근들로 채워졌다. 종업원 50인 이상 회사엔 공산당 조직인 '당총지부’가 들어서면서 기업활동 마저 철저히 감시받는 사회로 변모했다. 인구는 재앙수준이다. 중국의 2020년 출생아 수는 지난 1961년 대기근 때보다 낮은 수치다. 고령화와 출산기피로 인해 2050년 중국은 생산인구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며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상이 60대인 초고령 경제로 바뀌게 돼 인구배당효과는 커녕 재정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심지어 사람만 부족한 게 아니라 원자재도 부족해졌다. 중국은 희토류를 비롯한 원자재가 풍족한 나라로 알려져있지만 실체는 조금 다르다. 중국 지하수는 90%가 오염수라 공장용수로도 쓸 수 없는 상태이며 지난 2008년부터는 곡물 순수입국으로 전환했다. 물부족국가에 식량안보마저 심각해진 것이다.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중국이 이미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이 된 것도 향후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불안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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