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前차관 2심서도 실형 구형

박현준 기자 2023. 1. 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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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59·사법연수원 23기)의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원심이 너무 가볍다며 1심과 같이 실형을 구형했다.

17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폭행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차관 등 2명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 전 차관은 변호사 시절이던 지난 2020년 11월 택시기사 B씨의 목을 움켜잡고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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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술 취한 상태서 택시기사 폭행한 혐의 등

검찰 "형사처벌 피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

"범행 비난가능성 훨씬 커"…징역 1년 구형

변호인 "잘못 있다면 합당한 처벌은 당연"

"지도층 이유로 강한 벌 필요한지 고려돼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폭행 등) 등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검찰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59·사법연수원 23기)의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원심이 너무 가볍다며 1심과 같이 실형을 구형했다.

17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폭행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차관 등 2명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이 (택시기사 폭행) 사건 발생 후 블랙박스 영상 삭제와 허위 진술을 요청하는 방법으로 증거를 없애거나 조작하려 했다"며 "이는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이고 증거인멸의 범의를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낸 변호사였고 나아가 최고의 윤리성이 요구되는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에 유력 검토되는 법조인이었다"며 "법 준수 의지 등 관점에 비춰 범행의 비난가능성이 훨씬 크다"며 1심과 같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또 이 전 차관과 함께 특가법상 특수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경찰관 A씨에게는 "직무를 방임 내지 포기한 채 잘못된 수사결과를 초래해 직무를 유기한 것이 명백하다"며 유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차관은 최후 진술에서 "저로 시작된 이 사건들로 인해 많은 분들이 저를 안다는 이유만으로 조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며 "그로 인한 빚은 평생 갚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한다. 빚을 갚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다시 한번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차관 측 변호인 역시 "피고인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비춰 보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도 "다만 사회지도층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가혹한 형벌을 받는 게 필요한지 고려돼야 한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은 "일반인이었으면 이 사건 1심과 같은 형을 선고 받았을지 모르겠다"며 "잘못이 있다면 합당한 처벌을 받은 것은 당연하지만 사회적 신분에 따라 달리 한다면 이 또한 헌법 원리에 부합하지는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전 차관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을 오는 3월9일 오후로 지정했다.

이 전 차관은 변호사 시절이던 지난 2020년 11월 택시기사 B씨의 목을 움켜잡고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술에 취해 잠든 상태였던 이 전 차관을 깨우자, 이 전 차관이 욕설을 하며 멱살을 잡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차관은 이틀 뒤 택시기사에게 합의금 1000만원을 건네며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는다.

당시 최초로 신고를 접수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택시기사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고, 단순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인 점 등을 들어 이 전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했다.

이에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기소할 수 있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봐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1심은 지난해 8월 이 전 차관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이 전 차관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운전자 폭행이 (아닌) 단순 형법상 폭행(이 적용되도록) 불리한 증거를 은닉 또는 인멸해달라고 교사했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반면 부실수사 의혹을 받은 A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A씨가 이 전 차관에게 당초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가 아닌 일반 형법상 폭행을 적용한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의도적인 것이 아닌) 법리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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