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보다 보증금 비싼 수도권 아파트 '2244개'… 깡통전세 경고음

정영희 기자 2023. 1. 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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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위험이 큰 '깡통전세' 주택이 수도권 아파트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지별로 보면 수도권에 위치한 전체 아파트 단지 9863곳 중 2244곳에서 전세보증금 이하의 매매계약이 체결된 셈이다.

'빌라 사기꾼'(속칭 '빌라왕') 사태로 역전세난이 심화된 지난해 4분기에는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수도권 아파트 단지 비율이 3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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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전국 세입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빌라 깡통전세 문제가 수도권 아파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팔린 전용 40㎡ 이상 아파트의 23%의 매매가가 기존 전세 최고가보다 낮았다. /사진=뉴스1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위험이 큰 '깡통전세' 주택이 수도권 아파트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며 전세가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탓이다.

17일 부동산플랫폼 '집토스'가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아파트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직거래 제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매거래가 발생한 전용 40㎡ 이상 아파트의 23%가 기존 전세 최고 가격 이하로 팔렸다. 여기서의 기존 전세 최고액은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체결된 각 아파트 면적별 전세 최고가를 기준으로 했다.

단지별로 보면 수도권에 위치한 전체 아파트 단지 9863곳 중 2244곳에서 전세보증금 이하의 매매계약이 체결된 셈이다. '빌라 사기꾼'(속칭 '빌라왕') 사태로 역전세난이 심화된 지난해 4분기에는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수도권 아파트 단지 비율이 39%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2분기(8%) 대비 4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의 깡통전세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천에서 전세가 이하로 매매 거래된 아파트 비율은 36%였다. 인천 내 아파트 단지 1522곳 중 549곳에서 기존 전세 최고가 이하의 매매 거래가 발생했음이 확인됐다. 4분기 48%에 달했다. 경기는 2022년 30%, 4분기 45%로 인천 뒤를 이었다. 서울은 2022년 기준 2%, 4분기 기준 6%로 깡통전세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더월드스테이트' 전용 84㎡는 2021년 12월 보증금 4억5000만원으로 전세 매물이 나왔으나 1년 후인 지난해 12월 3억5000만원에 팔렸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5월 전세 5억4500원에 계약을 체결했으나 같은 해 12월 5억500만원으로 매매 거래가 성사됐다. 1년 만에 집값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진 것이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최근 6개월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매매 가격이 하락한 단지가 속출하고 있으며, 심지어 기존 전세가보다 낮게 매매 거래된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 거래 시 6개월 이상 매매 거래가 없는 아파트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슷한 조건의 인근 아파트 시세를 비교하며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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