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강추위보다 더 위험한 때는…

이병문 선임기자(leemoon@mk.co.kr) 2023. 1. 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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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가 지속적으로 낮을때보다
일교차 널뛰기 할때 혈관에 무리
1도 벌어질때 발병위험 2.4% 쑥
심혈관계 부담·호흡기계 감염 유도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관리 필수

연말 연초 강추위에 이어 최근 10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찾아왔지만 설 명절 연휴에 앞서 또다시 기온이 뚝 떨어졌다. 하루에도 5~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널뛰기 기온'을 보였다.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기온 변화는 뇌졸중과 같은 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뇌출혈)하는 질환을 말한다.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를 기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뇌졸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체 마비, 의식 장애 등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마저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최혜연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계절적 요인보다 일교차가 뇌경색 발병에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가설이 더 유력하다"며 "뇌졸중은 온도가 계속 낮을 때보다도 일교차가 심한 시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는 온도가 낮으면 혈관이 수축하고 이에 따라 혈압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또한 극도로 낮은 온도에선 혈액이 좀 더 끈적해져서 혈전(피떡)이 발생하기 쉽다.

그렇다면 온도가 낮을 때 뇌졸중이 더 잘 생길까, 아니면 일교차가 심할 때 뇌졸중이 더 잘 생길까?

2017년 '뇌졸중 저널(Journal of Stroke)'에 실린 우리나라 논문에서 일교차가 1도 증가할수록 급성 뇌졸중의 위험이 2.4%, 65세 이상에서는 2.7% 증가했다. 그러나 계절별 뇌졸중 발생률은 사계절 모두 비슷했고, 출혈성 뇌졸중은 온도 차의 영향이 작았다. 그동안 발표된 연구 결과들을 분석해 게재한 2018년 논문에는 고온과 저온 모두 뇌졸중 위험 및 사망률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 것도 있고, 관계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도 있었다.

일교차가 뇌혈관질환, 특히 뇌경색 발병에 영향을 주는 이유로, 첫째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가 혈류 역학적 변화 및 심혈관계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다. 특히 체내 항상성 유지 능력이 떨어지고 땀 분비 등 자율신경계 조절 능력이 감소한 노인에게서 더 두드러진다고 한다. 둘째, 급격한 온도 변화가 면역능력 교란과 염증조절인자 분비를 촉진해 호흡기계 감염을 유도하는데, 감염은 급성 뇌졸중 발생과 관련이 있어 급격한 온도 변화가 급성 뇌졸중 발병을 증가시키는 간접적인 원인이 될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뇌경색 위험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추우면 창문도 열지 말고 운동도 하지 말고 실내에서만 있어야 할까? 옷을 두껍게 입고 모자와 목도리까지 갖추면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걸까? 답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추워지면 실내에만 있고 움직이지 않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활동량이 적어지는 것도 뇌졸중 위험이나 예후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뇌졸중 고위험군은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환자 등이다. 뇌졸중 환자의 60~70%가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고혈압 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은 일반인의 4~5배에 이른다. 당뇨병은 정상인의 2배가량 뇌졸중 발병 위험이 더 높다. 또한 뇌졸중의 약 20%는 심장질환에 의해 유발되며 이 밖에도 나이, 가족력, 흡연, 이전 뇌졸중 병력, 비만,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뇌졸중 발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평소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관리, 적절한 치료로 뇌졸중 예방에 힘써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술, 담배를 삼가고 과로를 피하면서 적당한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을 예방하기 위해 당분, 소금 섭취를 줄이고 동물성 지방 섭취를 억제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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