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5억 횡령' 오스템임플란트 전 재무팀장·검찰 쌍방 항소

검찰 "가족끼리 짜고 범죄수익 은닉, 반성 안해"
1심 이씨 징역 35년, 이씨 아내 징역 3년…항소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모습. 황진환 기자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은 오스템임플란트 전 재무팀장 이모씨와 검찰이 모두 항소했다.

17일 서울남부지검은 "2215억 원이라는 유례없는 거액을 횡령해 회사 및 그 주주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끼쳤음에도 주식투자 손실 등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금액이 800억 원에 이른다"며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끼리 짜고 금괴, 부동산, 리조트 회원권 구입 등의 방법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한 점, 범죄수익 은닉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이씨와 그의 아내 A씨는 선고 결과에 불복하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김동현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11일 이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벌금 3000만 원과 1151억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A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씨의 처제와 여동생에게도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과 횡령금액의 절반 가까이를 추징이나 몰수의 형태로 반환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양형조건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코스닥 상장사인 해당 회사에서 2215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공공연하게 횡령했으며, 향후 복역 후 범죄수익에 대해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계획이 드러난 점은 불리한 조건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 회장이 주식투자를 위해 돈을 운용하라는 지시는 사실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설령 사실이더라도 범행을 저지르는 데에 있어 정당화될 수 없다. 복역 후 이익을 막을 수 있는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에 대해서 "아내와 여동생, 처제에 대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아내인 A씨의 경우 범행의 실체가 모두 드러난 시점에서도 그 재산을 계속해서 보유하려고 한 점이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재직하던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회사 계좌에서 본인 명의 증권 계좌로 15차례에 걸쳐 총 2215억 원을 이체한 뒤 이를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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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정록 기자 roc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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