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장례식 날 부친 때려 숨지게 한 50대에 징역 30년 선고

평소 의붓아들을 학대하고, 자신의 어머니 장례식 날 조의금 문제로 자신의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존속살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3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몸이 쇠약한 89세 노인이 무방비 상태에서 아들로부터 무참히 폭행당한 흔적은 참혹하다”며 “아들에게 폭행당해 생을 마감한 피해자가 느꼈을 극심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25일 이른 새벽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 B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평소 자신의 조언을 무시하고 부친이 매도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자 부친을 원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날은 자신의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날이었다. A씨는 모친 장례를 마친 당일 저녁 조의금이 생각보다 많지 않자 평소 아버지에게 품고 있던 원망을 풀기라도 하듯 뺨을 때리는 등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A씨의 폭행은 다음날 오전 1시를 넘겨 2시간이나 계속됐고, 그의 아버지는 다발성 손상 등으로 숨졌다.

A씨는 의붓아들을 학대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지난해 6월 3일 오전 9시53분쯤 부산 기장군 자신의 집에서 의붓아들의 머리를 장난감 스펀지 배트로 3차례 폭행했다. 같은 날 오후 6시30분쯤 버스정류장에서 술에 취한 채 의붓아들의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A씨는 2015년 필리핀 아내와 결혼한 뒤, 필리핀에서 살다 2021년 11월 귀국했다. 일정한 직업이 없던 그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등록돼 생계비 지원을 받아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