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의혹 풀 열쇠는 '전환사채'?…검찰, 자금 흐름 파악 주력

이영주 2023. 1. 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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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체포된 지 일주일 만에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입국과 동시에 변호인단을 선임하며 앞으로 전개될 검찰과의 첨예한 공방전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쌍방울이 전환사채 인수 회사가 그룹 내 페이퍼컴퍼니라는 내용을 공시문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사기적 부정거래)가 있다고 보는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며 만든 이같은 자금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에 사용했는지, 대북경협 사업권을 대가로 북한 측에 전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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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비자금 조성 수단' 의심…대북송금 등에 사용 여부 규명 예정
변호사비 대납 관련성도 조사…金, 혐의 부인해 검찰과 '공방' 예상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태국에서 체포된 지 일주일 만에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입국과 동시에 변호인단을 선임하며 앞으로 전개될 검찰과의 첨예한 공방전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검찰의 쌍방울 그룹 각종 비리 의혹 수사 핵심은 2018∼2019년 발행된 전환사채(CB) 자금 흐름이다.

압송되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영종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1.17 [공동취재] photo@yna.co.kr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발행과 김 전 회장 및 관련 업체들의 이 전환사채 매입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이뤄졌고, 김 전 회장이 이를 통해 비자금을 만들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쌍방울이 2018년 11월과 2019년 10월 두 차례 걸쳐 100억원씩, 모두 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가 검찰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2018년에 발행한 전환사채는 쌍방울 그룹 내 페이퍼컴퍼니로 지목된 착한이인베스트가 전량 매입했다. 이 회사의 최대 주주는 김 전 회장이다.

2019년 발행 전환사채는 김 전 회장의 친인척이 소유한 회사 두 곳이 매입한 뒤 쌍방울 계열사인 비비안에 모두 매각한다.

쌍방울이 전환사채 인수 회사가 그룹 내 페이퍼컴퍼니라는 내용을 공시문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사기적 부정거래)가 있다고 보는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며 만든 이같은 자금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에 사용했는지, 대북경협 사업권을 대가로 북한 측에 전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호송차량으로 이동하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영종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3.1.17 [공동취재] photo@yna.co.kr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2018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 수임료를 쌍방울 측이 전환사채 20억원, 현금 3억원 등으로 대신 지불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가 '변호사비로 3억원가량 지급했다'는 발언이 허위라며 한 시민단체가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하면서도 추가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에는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편법 발행과 유통 등 횡령 및 배임으로 얻은 이익이 변호사비로 대납 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기재됐다.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에 관해서는 쌍방울이 2019년 1월과 5월 중국 선양에서 북측과 경제협력 사업에 합의한 점에 주목한다.

5월 합의 당시 김 전 회장이 북측과 사업권 취득 대가를 추후 지급하기로 논의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수원지검 들어가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탑승 호송차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이 탑승한 호송차가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1.17 [공동취재] xanadu@yna.co.kr

쌍방울은 2019년 전후로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72억 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측에 전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를 받고 있으며,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대북경협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계열사 주가를 부양하려 한 정황에 대해서도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10일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태국 빠툼타니 한 골프장에서 태국 당국에 체포된 김 전 회장은 취재진을 통해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 상당 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도 이 대표와 관계를 묻는 말에 "모릅니다"라고 짧게 답하면서 "변호사비가 이 대표에 흘러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검찰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각종 의혹을 놓고 검찰과 김 전 회장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김 전 회장은 입국과 동시에 법무법인 광장 소속 유재만 변호사 등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유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 출신이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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