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노조 “경영실책에 노조가입 증가, 김범수 창업자 대화 촉구”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크루 유니언)가 최근 노조 가입률이 급증한 것은 카카오 경영진의 잇따른 실책으로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루 유니온은 사측에 대화를 요구하며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창업자)이 협의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크루 유니언은 1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 조합원이 4000명을 넘었고, 카카오 본사 조합원만 1900여 명에 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8년 10월 100명으로 시작한 크루 유니언은 2022년부터 경영진의 신뢰가 부족한 데서 빚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노조원이 빠르게 늘었다.
특히 2021년 말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 등의 ‘지분 블록딜 매각’ 사태 이후 노조원이 수백명가량 증가했다. 작년 6월부터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논란과 집중 근무 시간 도입, 주가 하락 등에 실망한 직원들이 대거 가입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말 카카오 경영진 교체와 오는 3월부터 사무실 전면 출근을 원칙으로 하는 근무제 도입 등으로 조합원이 급증해 ‘과반 노조’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크루 유니온은 설명했다.
서 지회장은 “노조법상 과반노조를 달성한 것은 확실하다고 본다”며 “근로기준법상 과반 달성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지금 추세로는 어느 정도 임박해 회사와 신중한 논의를 통해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조 가입 급증이 출근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직원들의 불만 탓이라는 해석에 대해선 “조합 규모는 근무 제도 변경만으로 급증한 것이 아니다”며 “가입률 증가에는 복합적인 내용이 있는데, 회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노조로서 회사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에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회사에 가진 문제의식으로 노조는 ‘불안한 환경’과 ‘소통 부족’ 등을 꼽았다. 카카오커머스 등의 인수합병이 반복된 점과 짧게는 매주 단위로 이뤄진 조직 개편, 원칙 없는 근무제 변경 등을 예로 들었다. 서 지회장은 “근무제 변경 시에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 최종안을 공유했다”며 “타운홀 미팅 횟수도 줄고 항의와 문의에도 회사는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외 임원 선임 진행 과정이 공유되지 않고 비등기 이사의 범위가 알려지지 않는 등 경영진 범위도 모호하다고 부연했다. 서 지회장은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근무제 방향을 발표하지 않도록 직원들의 직접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내부 이동 제도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 조직 개편과 전환 배치에 대한 리스크를 감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혔다.
그는 “통합 논의기구를 설치해 노조와 긴밀히 대화하고,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창업자)과 대주주도 공개적으로 협의에 나설 것을 요청한다”며 “출근제 도입 문제는 유니온센터와 연구를 통해 방안을 찾아 3월 초쯤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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