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묘 복원 길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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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독립유공자의 위패를 배우자의 유골과 함께 안장할 수 있도록 '국립묘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면 '시베리아 동포의 대은인'으로 불렸던 최재형 선생의 위패도 배우자의 유골과 함께 서울 현충원 묘역에 안장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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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유골이나 시신이 없는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는 이름을 석판 등에 기록해 보관하거나(위패 봉안), 영정이나 위패를 배우자 유골과 함께 봉안시설에만 안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순국선열 중 일제의 국권 침탈 시기에 국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사망하거나 일제의 방해 또는 은폐로 유골이나 시신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애국지사들의 처지를 고려해 예우 강화 차원에서 묘에도 안장할 수 있게 유족의 안장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면 ‘시베리아 동포의 대은인’으로 불렸던 최재형 선생의 위패도 배우자의 유골과 함께 서울 현충원 묘역에 안장할 수 있게 된다. 최재형 선생은 서울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에 묘가 조성됐다가 이른바 ‘가짜 유족 사건’을 겪으며 현재는 묘가 없는 상황이다. 유해를 찾을 수 없어 위패로 모시고 있다 보니 유족들은 묘 복원을 희망해왔다.
9살 때 부모를 따라 시베리아 연해주로 이주한 최재형 선생은 러시아 군대 군납상인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평생 모은 재산을 조국 독립과 수십만 시베리아 이주 동포들을 위해 바쳤다. 사회지도층으로서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독립운동가다.
1904년 러일 전쟁 이후에는 항일조직인 동의회(同義會)를 조직하고 회장이 되어 항일 의병투쟁을 전개했고, 1909년에는 대동공보(大東共報)를 인수해 재간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기사를 게재하여 해외와 국내에 배부했다.
최재형 선생은 1919년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재무총장으로 선출됐으며, 같은 해 11월 블라디보스톡에서 독립단을 조직하고 단장으로서 무력 항쟁을 주도하다가 1920년 4월 일본군의 총격을 받고 순국했다. 정부는 최재형 선생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앞으로도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몸 바친 순국선열을 한 분도 소홀함 없이 예우하는 일류 보훈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순국선열의 뜻과 정신을 언제나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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