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부담에 경기침체까지 이중고" 설 이후 식품 물가 향배는

주동일 기자 2023. 1. 1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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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농식품부, 설 앞두고 식품기업 만나 '인상 자제' 요청 "물가 안정 역할 해야"
식품업계 "원재료 가격 너무 뛰었고,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 얼어붙어 이중고"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우유 원유 값 인상 여파로 흰 우유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1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2022.11.1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설 이후 식품·외식 가격 인상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이미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원재료 가격이 높아진 상황이고,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세계식량물가지수는 2019년과 2020년 초 큰 편차 없이 유지됐지만, 2020년 후반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2022년 3월엔 2020년 5월과 비교했을 때 75% 상승하며 정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유지류는 224%, 곡물값은 74% 올랐다.

세계식량물가지수는 2022년 3월 이후 소폭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아직도 2020년 5월 대비 58% 증가한 수준이다.

유지류는 86%, 곡물값은 50% 높아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인건비, 물류비, 각종 부자재 등이 함께 높아지면서 기업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온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둔화되기 시작한 경기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침체로 돌입하며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많은 식품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식품·외식업계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지난해 말 도넛과 핫도그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허니 후리터'는 지난해 12월 1800원에서 2100원으로 16%, '보스톤 크림'은 1900원에서 2100원으로 10% 뛰었다.

'오리지널 핫도그'와 '비프칠리 핫도그'는 3900원에서 4200원으로 7%, '콰트로치즈 크로크무슈'는 4200원에서 4900원으로 16% 높아졌다.

프랜차이즈 매장 커피 가격도 올랐다. '저가 커피' 브랜드인 매머드 익스프레스는 이달 10일부터 아메리카노 미디움(M) 사이즈 가격을 1400원에서 1600원으로 14.3% 올렸다.

커피빈은 이달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카페라떼 스몰사이즈는 5600원에서 5800원으로 3%, 바닐라라떼는 6100원에서 6300원으로 3% 올랐다.

이달부터 콜라 값도 껑충 뛰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1일 '펩시콜라'와 '펩시 제로슈거' 355㎖ 두 제품의 편의점 가격을 인상했다. 기존 1700원에서 1900원으로 200원씩(11.8%) 높아졌다.

마찬가지로 LG생활건강이 공급하는 코카콜라 350㎖ 캔 제품과 코카콜라 제로 355㎖ 캔 제품도 이달부터 기존 1900원에서 2000원으로 100원씩(5.2%) 인상됐다.

새해 초부터 남양유업의 '초코에몽'과 '딸기에몽' 편의점 판매가가 기존 1100원에서 1300원으로 18%, 사조의 랍스터킹(128g)은 4200원에서 4900원으로 16.6% 각각 올랐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식품·외식 기업들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연휴 전인 지난 15일 12개 주요 식품제조업체 담당자들과 만나 "일부 식품업체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다른 업체의 편승 인상으로 연결될 경우 민생 부담을 가중 시킬 수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주요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연장 적용을 비롯해 식품업계의 비용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업계도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농심, 롯데제과, 동원F&B, SPC, 남양유업, 오리온, 삼양식품, 해태제과, 팔도 등 12개 주요 식품제조업체 임원진이 참석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여전해 설 연휴 이후에도 가격 인상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원부자재 가격이 조금씩 줄고 있지만, 기존에 쌓인 누적 인상 분이 많아 식품·외식가격 인상 흐름을 하루아침에 멈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우유 가격 인상으로 유제품 뿐 만 아니라 양산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가격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11월 원유 1ℓ당 가격을 49원 높였다.

원유 가격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 유업계는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그동안 흰우유와 우유를 사용한 일부 음료 가격이 오르는 데에 그쳤지만, 우유를 사용한 빵·과자·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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