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차에 밀린 소형 SUV… ‘정의선차’ 코나, 신차로 재기 모색
소형 SUV 이끈 코나, 신차로 시장 공략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등장으로 잠시 호황을 누렸던 소형차 시장이 다시 위축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코나의 2세대 완전변경 신차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코나는 한때 소형 SUV 시장을 이끌었으나, 전기차 화재 문제로 판매량이 고꾸라져 지금은 현대차 중 가장 적게 팔리는 차가 됐다. 코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설계부터 관심을 보여 ‘정의선차’로도 불린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형차 시장은 각종 혜택이 있는 경차와 크기가 커 실용적인 준중형차에 밀려 2010년대 초부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당시 현대차 엑센트, 기아 프라이드 등이 단종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 2016년 쌍용차 티볼리를 시작으로, 소형 SUV가 연속 출시되면서 시장은 다시 활황을 맞았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다시 하락세다. 같은 값이라면 조금 더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 탓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소형차 시장 규모는 2019년 19만7611대를 정점으로, 2020년 17만3484대, 2021년 11만9064대로 줄었다. 지난해에도 소형차 판매량은 11만7313대를 기록했다.
한때 소형차 시장을 이끌던 코나 역시 마찬가지다. 2017년 첫선을 보인 소형 SUV 코나는 출시 첫 해 판매량은 2만3522대에 달했고 이듬해인 2018년 연간 판매량은 5만468대를 기록해 당시 투싼(4만2623대)보다 많이 팔렸다.
코나는 설계부터 생산, 출시까지 모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이 큰 관심을 보여 ‘정의선차’로도 불렸다. 출시 행사에는 직접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코나를 소개해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정 회장이 신차 출시행사를 직접 진행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만큼 코나는 회사의 전략 차종으로 각별한 제품이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그러나 코나는 2019년부터 판매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2020년 전기차 배터리 관련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코나는 8388대만 팔려 현대차의 또 다른 소형 SUV인 베뉴(8425대)보다 적게 판매됐다. 내수 판매 차종 중에서도 189대가 팔린 벨로스터를 제외하고 가장 안 팔렸다.
그 사이 시장은 기아 셀토스와 니로가 주도하고 있다. 셀토스는 4만3095대로 경쟁차 중 가장 많이 팔렸고, 니로는 2만9491대로 뒤를 잇는다. 기아의 두 소형 SUV는 총 7만대 이상 팔려나가 1만6000대 수준의 현대차 소형 SUV 제품군과 큰 차이를 보였다. 르노코리아차의 XM3는 1만9425대로 3위,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1만4561대로 4위, 쌍용차 티볼리는 1만1130대로 5위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과 다르게 코나는 현대차에 있어 중요한 전략 수출 차종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수출 대수는 코나가 17만4737대로 국내 생산차 중 가장 많다.
현대차는 코나 2세대로 다시 한번 소형차 시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전동화다. 내연기관과 전동화 모델을 병행하는 차 중 처음으로 전기차 디자인이 이뤄진 뒤, 내연기관차 디자인을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동력계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가솔린 엔진이다. 디젤 엔진은 최근 흐름에 맞춰 삭제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인 수평형 램프 디자인이 도입됐다. 신형 그랜저 등에도 사용된 디자인 방식이다. 여기에 차의 전반적인 크기를 키웠다. 소형 SUV가 가진 ‘작은 크기’라는 단점을 없애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신형 코나는 향후 소형차 시장을 주도할 중요 제품으로 인식된다”며 “수출만큼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 전동화 전략과 상품성 확보에 큰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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