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청구간소화 14년 만 첫걸음?…이견 여전

남정현 기자 2023. 1. 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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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실손보험청구간소화(전산화)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실손보험청구간소화 태스크포스(실손보험TF)가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수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경우 14년째 답보 상태였던 해당 논의에 큰 진전이 이뤄진 셈인데, 현재 의료계는 '개인정보유출' 등을 이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아닌 제3의 기관이 중계기관으로 역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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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동네병원들 "중계기관, 심평원 아닌 제3기관 돼야"
관련법 6개 계류 중…정무위 법안심사 또 제외돼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실손보험청구간소화(전산화)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실손보험청구간소화 태스크포스(실손보험TF)가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수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경우 14년째 답보 상태였던 해당 논의에 큰 진전이 이뤄진 셈인데, 현재 의료계는 '개인정보유출' 등을 이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아닌 제3의 기관이 중계기관으로 역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선 해당 논의가 올해도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17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의료계가 지난해 말 중계기관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활용하지 않을 경우 이 제도 도입에 찬성하겠단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고, 최근 실손보험TF가 이 요구조건을 받아들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의료계는 과거 '의료기록 등 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제도 도입 자체를 반대해 왔던 입장에서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좀 더 전향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하지만 의료계 내에서도 아직 입장 통일을 이뤄내지 못한 상태고, 실손보험TF에서도 중계기관의 제3의 기관 지정에 대한 의견 일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TF는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가 주관하며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보험사, 의료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실손보험청구간소화는 보험금 청구를 위한 종이서류를 전자서류로 대체하는 것이 골자다.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기 위해 관련 자료를 의료 기관에 요청하면, 의료 기관은 이 자료를 전산망을 통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나 제3의 기관을 통해 보험사로 전송하게 된다.

3900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이지만, 소비자들은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해 병원에서 종이서류를 따로 발급한 후 팩스, 이메일, 우편 등의 방법을 통해 보험사에 청구해야 한다. 물리적·시간적 비용이 필요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여전히 잦다.

의료계는 의원급을 중심으로 '의료기록 등 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가장 큰 이유로 이를 반대해 왔다. 입장이 누그러진 후엔 비용적 손해를 추가적으로 문제 삼으며 심평원의 중계기관 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실손보험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급여에서 작동할 소프트웨어 개발이 별도로 필요해 비용적 손해가 막대하다는 주장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해 11월 공식입장을 통해 "실손보험의 청구를 간소화하기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간소화 절차의 중계기관으로 지정하는 개정안의 내용에 명백히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급병원은 이 법안에 덜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브란스, 서울대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은 이미 보험사·온라인플랫폼사 등과 연계해 실손보험청구간소화와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날 국회에선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가 열렸지만, 실손보험청구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해 11·12월 정무위 법안심사에 이어 또다시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현재 국회엔 6개의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계는 비급여 위주의 과잉진료가 드러날 것을 염려해 심평원의 중계기관 지정을 반대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보험업계는 실손보험간소화를 통해 비급여 과잉진료를 바로잡아 실손보험정상화를 이루겠단 바람도 있는 만큼 보험업계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을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7일부터 사전 예약에 참여한 18세 이상 접종자를 대상으로 오미크론 BA.4와 BA.5 기반의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2022.11.14. jhope@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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