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전 차관 2심도 징역 1년 구형

"형사 사법 국민 신뢰 무너뜨려 죄질 무거워"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폭행 등) 등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지난 2020년 만취 상태로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블랙박스 영상 등 증거를 없애려 한 혐의를 받는다. 2023.1.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준성 김근욱 기자 = 검찰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블랙박스 영상을 없애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58·사법연수원 23기)에 대해 2심에서도 징역 1년을 구형했다. 1심에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 한기수 남우현) 심리로 열린 이 전 차관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 폭행)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6일 밤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택시기사의 목을 움켜잡고 밀치며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틀 뒤인 11월8일 택시기사와 합의한 뒤 기사에게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1심에서도 이 전 차관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차관의 폭행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양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고, 이 전 차관 측은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한 법리오해가 있어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이날 항소심 재판부에 "피고인은 당시 유력한 공수처 초대 처장 후보 물망에 오른 상황에서 이 사건을 우려해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면서 "형사 사법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려 죄질이 무겁다"고 주장했다.

이 전 차관 측은 지난달 8일 항소심 첫 재판에서 "동영상 삭제 요청을 거절 당해 실패한 증거인멸 교사에 해당한다"면서 "택시기사는 자신의 범행이 드러나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동영상을 삭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전 차관은 법 전문가라 동영상이 삭제된다고 해서 증거가 사라진다고 생각한 게 절대 아니다"면서 "당시 공수처장 후보로서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js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