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떠나는 박항서 감독 "후회 없지만 마음 아파…한국에서 감독 생각 없다"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 베트남 대표팀과의 동행을 마친 박항서 감독이 국내에서 지도자를 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박항서 감독은 17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을 떠나느 소감을 전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2017년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그 동안 다양한 성과를 달성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은 2018 스즈키컵 우승, 2019 아시안컵 8강 진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2019 SEA게임 금메달 등 다양한 성과를 달성했다.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마지막으로 출전한 미쓰비시컵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항서 감독은 "5년간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과 A대표팀 감독직을 맡아오다가 마지막 동행을 마쳤다. 미쓰비시컵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최선을 다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마지막 동행이라는 게, 이별해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살다 보면 만남과 헤어짐이 있다. 베트남 축구가 더 발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나도 마음의 정리를 해서 새로운 길을 갈 생각을 하고 있다"며 베트남 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내려 놓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1년만 버티자고 한 게 5년까지 왔다. 생각보다 긴 세월이었다. 매번 대회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돌아보면 부족한 면도 많이 있었다. 후회 없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선수, 코치, 스태프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박항서 감독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베트남과 한국에서는 감독을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베트남에서는 대표팀 감독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다른 현장 감독은 맡을 생각이 없다. 한국은 나보다 훌륭한 후배와 동료들이 많다. 특별히 내가 한국에서 현장에서 할 일은 없다고 판단한다. 5년간 한국을 떠나있어서 현장감도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할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분명한 것은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베트남에서 유소년 축구와 관련된 제안들이 오고 있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행정가로 변신할 가능성에 대해선 "김판곤 감독만큼 영어도 못한다. 국내에서는 축구협회나 프로축구연맹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나는 행정 능력이 없다. 날 받아주지도 않겠지만 나도 생각은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베트남을 이끌고 월드컵 본선에 나가고 싶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런 욕심은 없다. 처음에 2년 계약이 끝났을 때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2년 후에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 4년에 추가로 1년을 연장할 때는 결과가 좋든 나쁘든 이미 동남아시아에서 베트남이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해 떠날 생각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 안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도 달성했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아시아국가를 이끌고 월드컵 본선행을 도전할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월드컵을 경험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은 차이가 있다. 카타르 대표팀을 보면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부족하지만 그런 팀에서 불러준다면 한번 생각해볼 것 같다. 그런데 불러주는 팀이 있겠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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