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쥐꼬리 임금인상에 교사도 파업 예고…공공부문 민심 흉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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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대 교육노동조합이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적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철도와 의료 등에 이어 교육 부문에까지 파업이 확대되면서 영국 공공부문에서 '불만의 겨울'이 깊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최근 영국 공공부문 노조의 잇따른 파업이 1970년대 후반 '불만의 겨울'을 연상하게 한단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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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대 교육노동조합이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적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철도와 의료 등에 이어 교육 부문에까지 파업이 확대되면서 영국 공공부문에서 ‘불만의 겨울’이 깊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 등에 따르면 전국교육노조(NEU)는 2∼3월 중 7일간 파업에 들어간다. 파업 투표는 30만명의 교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잉글랜드에서는 90%, 웨일스에선 92%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했다. 두 지역에서 각 50%가 넘는 노조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전국교육노조는 교육 분야에서는 영국 최대 규모의 노조로, 파업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 2만3400개 학교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22년에 잉글랜드·웨일스 지역 대부분 교사의 임금은 5% 올랐지만, 노조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임금이 깎였다고 본다. 잉글랜드 셰필드에서 체육 교사로 일하는 매튜 타이어스는 파업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 몹시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교사들이 고지서를 걱정하는 대신에 학생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비비시>에 말했다.
질리언 키건 영국 교육장관은 이번 주 중으로 노조 지도부와 만날 예정이다. 그는 정부는 이미 학교에 대한 실질적인 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노조 요구를 수용했다며 파업 결정이 “매우 실망스럽다. 파업은 학생들의 교육과 복지에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공부문 노동자의 파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교육노조의 파업은 이미 보건, 교통, 사회서비스 전반의 불안과 씨름하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게 압박을 더할 것”이라며 “교사들이 파업하면 부모들이 집에 머물러야 해 더 많은 노동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에선 철도, 우편, 보건 등 전방위적으로 공공부문 파업이 진행됐다. 간호사와 구급대원들의 파업 당시엔 의료 공백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노조(PCS)는 오는 2월1일에 전국 124개 정부기관 소속 공무원 10만여명의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맞서 영국 정부는 광범위한 공공부문 파업에 따른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방, 구급차, 철도 서비스 등이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법안을 10일 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노조는 임금 인상을 포함한 전반적인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해 10월 11.1%, 11월 10.7% 등으로 높다. 식품과 무알코올 음료가 16%대, 주거비가 26%대 상승했다. 노동자들은 이를 반영한 실질적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영국 정부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한 임금 인상이 다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계해야 한단 입장이다.
일각에선 최근 영국 공공부문 노조의 잇따른 파업이 1970년대 후반 ‘불만의 겨울’을 연상하게 한단 평가가 나온다. 불만의 겨울이란 1978년 11월부터 1979년 2월까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영국 정부가 임금인상률에 5% 상한을 걸자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에 나섰던 사건을 말한다. 이는 당시 노동당 정부가 무너지고 보수당의 마거릿 대처가 집권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물론 1970년대 불만의 겨울 당시와는 많은 것이 바뀌었고 특히 영국에서 노조의 힘이 줄었지만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를 향하는 정치적인 위험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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