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파파' 박항서의 메시지, "국내 감독도 역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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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기나긴 여정을 끝낸 박항서 감독이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베트남에서 기억되길 바랄 뿐이다. 다만 한 마디를 덧대자면, 미디어가 비판과 평가를 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가 '감독의 방패' 역을 해줘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대한축구협회도 제대로 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국내 감독도 역량이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보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이번에 새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이 독일 분으로 됐다. 그분이 한국 지도자들의 역량을 얼마나 알까 싶다. 데이터로 알 수 있을까. 그냥 외국인을 뽑는 건가,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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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베트남과 기나긴 여정을 끝낸 박항서 감독이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소신 있는 발언도 남겼다.
박항서 감독은 17일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베트남을 떠나는 마음과 한국 축구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허심탄회하게 공개했다. 박항서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 선임 건에 대한 생각을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다음은 박항서 감독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 베트남과 여정을 마무리했다.
"5년의 시간이었다. 아쉽게도 준우승이었지만, 우리 선수들 최선 다했다. 감사하다.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법이다. 사랑방 같았던 의무실이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이젠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한다. 그간 타국에서 인정받으려 노력했다. 노력이라는 건, 압박에 의한 결과물이다. 감독이 결과를 못내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 잘 알고 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비판도 받았지만, 국민이 지지해줘서 5년을 했다. 모두와 함께했던 순간은 내 평생 잊지 못한다."
- 향후 계획을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
"베트남과 한국에서 감독을 하진 않겠다. 나은 후배들이 많으니. 이제 가족들이랑 상의하겠다. 무엇을 하는 게 적합할지 고민해야 한다. 베트남에서도 제안이 오고 있긴 하다."
- 한국 축구를 향한 메시지?
"베트남에서 기억되길 바랄 뿐이다. 다만 한 마디를 덧대자면, 미디어가 비판과 평가를 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가 '감독의 방패' 역을 해줘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대한축구협회도 제대로 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국내 감독도 역량이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보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이번에 새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이 독일 분으로 됐다. 그분이 한국 지도자들의 역량을 얼마나 알까 싶다. 데이터로 알 수 있을까. 그냥 외국인을 뽑는 건가, 라고 생각했다."
- 행정을 향한 관심도 있을까?
"말이 통하지 않으니, 해외 행정가는 어려울 거 같다. 영어도 못한다. 국내에서도 대한축구협회나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행정 능력이 없다. 내가 잘하는 건 기술이다."
- 다음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은 48개국이다. 베트남도 가능성이 커졌다. 그때까지 팀을 이끌어볼 생각은 없었나?
"그런 욕심은 없었다. 그래도 목표를 달성했다. FIFA 랭킹 100위 진입도 달성했다. 5년 차에 떠난다는 마음을 먹었다. 다음은 후임의 몫이다."
- 마지막 경기의 기분은 어땠나?
"막상 끝나니 이제 떠나는 구나, 생각이 든다. 준우승 아쉬움과 화도 있다. 무엇보다도 선수들과 동고동락 못하는 데 서운하다. 한국에서도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감사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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