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엄원상 “새해 목표는 리그 베스트 일레븐”
“베스트 일레븐은 되고 싶어요. MVP는 기대도 안 하고요.”
K리그1 울산 현대의 윙어 엄원상(24)이 16일 울산 롯데시티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밝힌 새 시즌 포부다.
엄원상은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개인 타이틀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각오를 다지는 발언이었다. 그는 “어느새 프로 5년 차가 됐다. 지나고 돌아봤을 때 남는 건 수상 기록이다. 개인적으로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지난해 K리그2 광주FC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뒤 첫 시즌을 치렀다. 그에게 적응기는 필요 없는 것처럼 보였다.
엄원상은 K리그1 33경기에 출전해 12골 6도움을 올리며, 울산 현대가 17년 만에 리그 우승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엄원상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 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상복이 없었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MVP는 팀 주장 이청용이 차지했다.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조규성(전북)과 당시 제주 소속이었던 주민규(울산)에게 내줬다.
엄원상은 “프로 생활하면서 가장 좋은 시즌을 보냈었기 때문에 아쉬웠지만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이번에는 제가 마땅하게 인정을 받을 만큼 해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리그 초반 무서울 정도로 공격 포인트를 쌓아 올렸다. 지난해 5월, 리그 13경기 만에 6골 4도움을 올리며 본인의 공격포인트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발목을 잡은 건 부상이다. 엄원상은 이후 왼팔을 다쳐 지난 9월11일 포항 스틸러스전부터 결장해 3주 동안 팀 전력에서 제외됐다. 팀은 ‘현대가 라이벌’ 2위 전북의 매서운 추격을 당했다.
엄원상은 “한창 몸이 좋았던 시기에 의도치 않게 다쳤고, 원래 부상이 많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이겨내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 선수 명단에 들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솔직히 되게 힘들었다”면서 “월드컵 기간 운동을 하면서 계속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자신을 발탁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경기력 기복이 심했고, 아무래도 후반기 때 폼이 많이 떨어졌다. 피지컬적인 부분에서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부딪쳤을 때 약한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강인한 몸을 만들기 위해 휴식기 동안 크로스핏을 비롯해 다양한 운동을 시도했다. 엄원상은 “아직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면서도 “체지방이라든가 근육량은 계속해서 조금씩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강한 승리욕도 드러냈다. 엄원상은 ‘엄살라’라고 불릴 정도로 빠른 속도와 돌파 능력을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이 때문에 울산에 몸담았던 비슷한 유형의 윙포워드 이동준과 곧잘 비교된다. 이동준은 분데스리가에서 라이벌 전북으로 이적해 엄원상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엄원상은 “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우리 팀이 지지 않게끔 잘 준비해 리그 우승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벤투 이후 새 사령탑 체제에서 치르는 첫 국가 대항전이 될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 발탁 욕심은 없냐는 물음에는 “국가대표는 모든 선수의 목표”라면서 “제가 잘 준비하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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