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여파 NO"…박재범 이름 건 '더 시즌즈', 연간프로젝트 택한 이유(종합)[SS현장]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더 시즌즈’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배턴을 이어받아 안방의 새벽 감성을 책임진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연간 프로젝트를 도입해 ‘오마카세’ 같은 음악쇼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KBS2 새 예능프로그램 ‘더 시즌즈 - 박재범의 드라이브’(이하 ‘더 시즌즈’)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박재범, 정동환, 박석형 PD, 이창수 PD가 참석했다.
‘더 시즌즈’는 한 주의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일요일 밤, 당신의 모든 고민과 걱정들을 싹 없애줄 음악과 이야기를 담은 토크쇼다. 프로그램의 총책임자인 조준희 CP는 기획 배경에 대해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부터 ‘유희열의 스케치북’까지, 지난 30년간 쌓아온 그간 라이브 뮤직 토크쇼의 토대 위에 새롭고 엣지 있는 변주를 주고자 나름 장기간 공들여 준비했다”고 밝혔다.
‘더 시즌즈’는 지난해 7월 ‘유희열의 스케치북’ 종영 이후 6개월여 만에 편성된 심야 뮤직 토크쇼다. 무엇보다 심야 음악프로그램 최초로 ‘연간 프로젝트’ 방식을 적용해 눈길을 끈다. 1년간 네 명의 MC가 각각 이름을 내건 시즌을 맡아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시즌제를 도입한 배경에 ‘유희열의 스케치북’ 폐지가 영향을 미쳤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난해 ‘유희열의 스케치북’ MC 유희열이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 14년여간 방송된 프로그램이 막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박석형 PD는 “MC의 논란에서 비롯된 리스크 때문에 연간 프로젝트를 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프로그램의 색깔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게 MC라고 생각했다. 시장 환경이 빨리 변하고, 좋은 음악들이 자꾸 나온다. 이들은 고르게 소개할 기회가 있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프로그램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30년간 이어온 뮤직 토크쇼의 명맥을 잇는 일환이긴 하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이전과는 단절하고, 하고 싶은 것 하자고 한 결과가 시즌제”라고 못박았다.
이창수 PD는 “노영심 씨, 이소라 씨, 유희열 씨는 보편성에 초점을 뒀는데, 저희는 개별성과 트렌드에 맞춘다. 오마카세 형식이다. 주방장에 맞춰서 늘 새로운 요리가 나오지 않나. 그런 방식으로 시즌제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더 시즌즈’의 첫 번째 시즌은 가수 박재범이 맡는다. 부제는 ‘박재범의 드라이브’다. 박재범은 제목에 대해 “‘박재범의 몸매’보다는 ‘박재범의 드라이브’가 낫지 않을까 말했다. 편안하게 드라이브 하면서 음악 듣고, 그런 느낌이 났으면 했다”고 얘기했다.
박재범은 데뷔 15년 만에 처음 지상파 단독 MC에 도전한다. 그는 “제 이름 걸고 하는 건 신중하게 생각한다. 30년 전통이 있지 않나. 굉장히 영광이다. 제 역할을 열심히 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로는 가수 아이유, 그룹 뉴진스를 꼽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편견을 깨고 싶다는 이창수 PD는 종잡을 수 없는 박재범의 진행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 PD는 “첫 녹화 끝나고 중간중간 눈 앞이 캄캄했다. 박재범 씨가 대본대로 전혀 가지 않더라”면서도 “박재범 씨의 커리어 자체가 편견을 깨는 거라고 생각했다. 요즘 시대에 맞는 진행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대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 밴드는 멜로망스의 멤버이자 피아니스트, 작곡가로 활동 중인 정동환이 이끈다. 여기에 이태욱(소란), 박종우, 장원영, 신예찬이 합류해 하우스밴드 ‘정마에와 쿵치타치’를 꾸렸다. 이창수 PD는 “전 음악프로그램들도 훌륭했지만 듣는 즐거움이 있는 방송”이라고 자신했다.
‘박재범의 드라이브’ 이후 시즌들에 대한 궁금증도 높다. 박석형 PD는 또다른 MC들을 묻는 말에 “누군지 밝힐 수 없지만 섭외를 동시에 진행했고 세 번째 시즌까지는 확정됐다. 한 분 남았는데 꾸준히 설득 중이다. 박재범 씨 하시는 것 보고 판단할 것 같다”며 “시즌별 방송 기간은 통상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딱 끊어질 것 같진 않다”고 답했다.
끝으로 이창수 PD는 “‘미스터트롯’이 없어도 임영웅이 나오게 하고 싶다. ‘쇼미더머니’가 없어도 이영지가 나오게 하고 싶다. ‘K팝스타’ 없이도 악뮤가 나오게 하고 싶다”며 “‘KBS에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어?’ 싶을 정도로 발칙하게 만들어보겠다”고 해 기대를 높였다.
‘더 시즌즈’는 오는 2월 5일 오후 10시 55분에 처음 방송된다.
notglasse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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