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中반도체 옥죄기가 불편한 네덜란드...“즉각 협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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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쉽게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백악관에서 만나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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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쉽게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자국 기업들의 수익성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셰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국제통상개발협력 장관은 네덜란드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조 기술 수출과 관련해 미국의 새로운 제한을 즉석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이에 대해 유럽 및 아시아 동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우리는 미국인들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지만, 그들은 지난해 10월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며 경기장을 바꾸려 한다”며 “우리가 그 제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백악관에서 만나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다. 미국은 작년 10월 단 반도체 및 관련 제조장비의 중국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미 기업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제조장비를 판매하려면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에 판매할 첨단 칩을 미국산 장비로 제조하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중국의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 기술 발전을 늦추려는 시도다.
이 규제가 실효성을 지니려면 일본과 네덜란드의 협조가 필요하다.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업체에는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 외에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네덜란드 ASML 등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일본과 네덜란드가 해당 수출 통제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과 네덜란드가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데 미국과 함께하기로 합의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에서의 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 일본, 네덜란드의 동맹이 본격화한다면 중국의 반도체 장비 조달 루트는 완전히 차단된다.
다만 네덜란드의 경우 셈법이 다소 복잡하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경우 ASML이 타격을 받게 된다.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의 압박으로 지난 2019년부터 ASML의 EUV(극자외선) 장비 수출 허가를 철회한 바 있다. EUV는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로, 전 세계에서 EUV를 생산하는 기업은 ASML뿐이다.
ASML 측에서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그룹 매출의 약 5%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자국 이익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는 “우리의 이익, 안보를 방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경제적인 이익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네덜란드는 일본, 한국, 대만, 독일, 프랑스와도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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