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클래식]서울시향 처음 지휘한 뉴욕 필의 거장

김성현 기자 2023. 1. 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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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시네마 클래식’에서는 ‘클래식 비포 앤 애프터(Before & After)’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한 주의 주요 공연을 돌아보고 한 주의 예정 공연들을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주는 지휘자 야프 판 즈베던의 서울시향 공연 리뷰와 설 연휴 전후의 예정 공연들을 모았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 감독이자 차기 서울시향 감독인 야프 즈베던이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을 지휘하고 있다. 서울시향

<Review>

전화위복이라고 할까. 올해 서울시향 첫 정기공연은 당초 현 음악 감독인 오스모 벤스케가 지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낙상 사고 여파로 차기 감독인 야프 판 즈베던(62)으로 긴급 교체됐다. 판 즈베던은 현재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있는 거장. 내년 서울시향 정식 취임을 앞두고 미리 앙상블을 맞춰볼 기회가 됐다.

흡사 차량 출력을 점검하는 레이서 같았다고 할까. 12~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이틀간 열린 서울시향 연주회에서 판 즈베던은 1부 브람스 교향곡 1번의 첫 악장부터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질주 본능을 드러냈다. 거기에 두터운 현악의 질감까지 덧입혀서 한껏 드라마틱하고 격정적으로 해석했다. 새 담임 선생님을 맞은 학급처럼 서울시향 현악의 활 끝도 팽팽하게 살아 있었다. 4악장의 눈부신 종결부까지 시종 ‘닥치고 공격’ 같은 브람스였다.

서울시향은 고전부터 20세기 음악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에 강점을 지닌 악단. 하지만 바그너의 오페라나 브루크너의 교향곡 등 독일 후기 낭만주의는 상대적 공란으로 남아 있었다. 반면 판 즈베던은 홍콩 필하모닉 재임 당시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녹음해서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이다.

후반에는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와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을 집중 배치했다. 두 전주곡의 템포는 역시나 다소 빨랐지만, ‘트리스탄’의 전주곡에서 사랑의 죽음으로 넘어가는 대목에서 목금관 앙상블은 눈부셨다. 사랑과 죽음이 합일을 이루는 결말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일렁이는 듯했다.

우려도 없지는 않았다.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지휘자 정명훈의 브람스에 친숙한 서울시향 관객들에게는 상당히 낯설 법한 접근법이었다. 만약 공격 일변도의 해석이 오케스트라 훈련용이 아니라 지휘자의 지론이라면 언젠가는 한계나 위험성도 드러날 수 있다는 걱정도 들었다. 깊이와 빠르기는 때로는 상충하는 가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이른 기우일 뿐이며 당장은 거장에게 배우는 점이 훨씬 많을 것이다. 한술 밥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정명훈 이후 재도약의 가능성만은 확실히 보였다. 판 즈베던은 올해 7월과 11월, 12월에도 서울시향을 지휘하기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Preview>

1월 19일(목) 부산문화회관 부산시향(지휘 최수열, 협연 심준호), 굴다의 첼로 협주곡

1월 19일(목) 부천시민회관 부천시립합창단 신년 음악회

1월 19일(목)~1. 20일(금)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음악 音樂’

1월 20일(금)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김규현 박종해 듀오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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