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소 대신 '우유 생산량 적은' 갈색 젖소 본격 도입, 왜?

흰우유보다 유가공품 선호 확대에
단백질·지방 함량 높은 갈색 '저지종'
버터, 치즈 등 유가공품 제조에 적합

유가공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이번에 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갈색 젖소 저지종.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갈색 젖소로 알려진 젖소 품종 ‘저지종’이 올해부터 본격 공급된다. 유제품 가공에 적합한 저지종을 통해 기존 흰우유 중심의 생산 구조를 소비자 선호 변화에 맞춰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국내산 원유를 사용한 유가공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올해부터 저지종의 수정란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우선 저지종 수정란 230여 개를 들여온 뒤 유가공품 제품 개발·생산 계획을 수립한 업체나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향후엔 국내 젖소 개량기관을 통해 종축을 확보, 저지종 보급 단가를 낮추기로 했다.

국내에서 주로 사육하는 품종인 홀스타인종(얼룩소)은 우유 생산량은 많으나 지방·단백질 함량이 적어 치즈, 버터 등 유가공품 생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과거엔 흰우유 위주로 소비해 홀스타인종의 특성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유제품 소비가 늘고 소비 유형도 마시는 우유에서 유가공품 중심으로 변하는 추세다.

실제 유제품 소비 증가분이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국산 우유 자급률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산 우유 자급률은 2019년 48.5%에서 2020년 48.1%, 2021년 45.7%로 떨어지고 있다.

영국의 저지(Jersey)섬이 원산지인 저지종은 홀스타인종에 비해 체구가 작아 우유 생산량은 적지만,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아 유가공품 생산에 유리하다. 체내 소화·흡수율이 좋은 A2 베타카제인 유전자 보유비율이 높아 기능성 유제품 생산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저지종 수정란 도입으로 국내에 일정 규모의 사육 환경이 조성되면 소비시장 변화에 맞춘 고품질·고부가가치 국산 유가공품 생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