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격차로 글로벌 동박 1위 지킨다”…박원철 SKC 대표 간담회

이영욱 기자(leeyw@mk.co.kr) 2023. 1. 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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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간담회 연 박원철 SKC 대표
8일 막 내린 CES서 신기술 공개
中기업과 4~6년 기술격차 벌려
가장 얇고·길고·넓은 동박 이어
실리콘음극재로 향후 경쟁 대비
박원철 SKC 대표
“SKC의 경쟁사들은 2~3개 제품을 선보이는 데 반해 SKC는 10종이 넘습니다. 모든 배터리에 같은 동박을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죠.”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CES 2023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난 박원철 SKC 대표는 SKC가 경쟁사들을 뛰어넘을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CES 2023에서 SKC는 투자사 앱솔릭스를 통해 반도체 글라스 기판을 공개했으며,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가 만든 세계에서 가장 얇고 길며 넓은 동박을 선보이기도 했다. SK넥실리스는 4㎛(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 두께의 동박을 1.4m 너비로 77㎞까지 생산할 수 있다.

얇은 구리 포일인 동박은 이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사용하는 핵심 소재다. 롤러 사이에 재료를 통과해 만드는 ‘압연’이 아닌 금속을 얇게 입히는 도금 방식으로 제작한다. 제박기에 구리 용액을 공급하고 전기를 흘려주면 드럼 표면에 얇은 구리막이 형성된다. 드럼의 회전 속도와 전류의 세기 등에 따라 동박의 두께가 달라지는데 동박을 얇고, 넓고, 길게 만드는 기술이 핵심이다. 동박의 두께가 얇을수록 이차전지의 경량화·고용량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중국 업체들의 경우 8~12㎞ 단위로 동박을 끊어 생산하는데 더 길게 만들면 불량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박업체들의 향후 경쟁력은 ‘광폭’을 얼마나 많이 생산할 수 있는가 여부인데 SKC는 전체 제품의 80% 정도가 광폭 제품인데 비해 중국은 협폭이 대부분이라 수출보단 내수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SKC는 중국 기업들과 4~6년 정도 기술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경쟁업체들과 기술격차를 계속 벌리기 위해 향후 건설할 새로운 공장에 한 차원 더 진보한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SKC는 현재 경쟁사들(직경 2.7m)보다 큰 직경 3m 제박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박 대표는 지난해 7월 착공식을 연 유럽 최대 규모의 폴란드 동박 공장에 직경 3.5m 제박기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넥실리스는 9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5만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2024년 상반기까지 건설하고 같은 해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 대표는 북미 공장 증설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말레이시아에 짓고 있는 공장이 올해 상반기 가동에 들어간다”며 “폴란드는 유럽, 미국은 미국시장을 커버하고 말레이시아는 백업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SKC는 이차전지 소재 신사업인 실리콘음극재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인 음극재에는 주로 흑연이 사용되는데, 실리콘음극재의 경우 에너지용량이 흑연계 음극재 대비 10배 높고, 배터리 충전 시간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SKC는 실리콘음극재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1월 영국 실리콘음극재 기술 기업 넥시온에 8000만달러(약 990억원)를 투자해 글로벌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실리콘음극재 공장을 착공해 2025년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박 대표는 “SK온에서 고함량 실리콘 음극재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2025~2027년 정도 관련 시장이 크게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넥시온은 영국에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짓길 바라는데 유럽 등 여러 지역을 염두에 두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향후 미래 먹거리와 관련해선 동박과 실리콘 음극재 외에도 전고체, 리튬메탈 배터리 등 다양한 소재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전고체·리튬메탈 배터리 관련 회사들도 두루 살펴보고 있다”며 “니켈박의 경우도 아직은 시장 수요가 크지 않아 지켜보고 있지만 SK넥실리스가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언제든 움직일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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