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서 압도적'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넷플릭스 IP 가져와 웹툰 플레이하고 싶어"
美서 업계 내 경쟁 대신 넷플릭스 경쟁 상대로
美서도 교사, 회계사 전업 작가로 변신
쌀집에 쌀 팔았다.. 글로벌 플레이어와 협업 예고
"미국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경지에 이르러 업계의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짜 경쟁자는 넷플릭스입니다. 다른 콘텐츠 플레이어와 이용자의 시간 점유를 놓고 싸움을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습니다."(김준구 네이버 웹툰 대표)
2014년 7월 첫 글로벌 진출 이후 10년차를 맞은 네이버웹툰의 김준구 대표가 1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네이버 웹툰의 새로운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네이버웹툰을 수 많은 지적재산권(IP)이 모이고 이용자들이 그 IP를 보기 위해 시간을 보내고 또 다른 산업 플레이어들이 협업할 IP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스토리 테크 플랫폼'으로 정의한 그는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의 모회사)를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느냐는 질문에 '포스트 디즈니'라고 대답하며 “디즈니가 크리에이터의 IP를 전 세계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 좋은 인프라를 가진 곳인 만큼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밀도 높은 콘텐츠 소비를 한다는 그에게 네이버웹툰으로 가져오고 싶은 콘텐츠를 묻자 경쟁사 웹툰이 아니라 오히려 새 시즌이 감감무소식인 넷플릭스 시리즈를 꼽았다. 김 대표는 “시즌 1~2까지 본 넷플릭스 시리즈가 시즌 3이 기약이 없더라”며 “제가 IP를 가져와서 웹툰으로 플레이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 플랫폼과 달리) 어마어마한 시리얼 라인(시리즈) 콘텐츠가 매주 생산되는 게 웹툰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또 초기 자본이 크지 않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와 달리 트렌드 쏠림 없이 다양성이 높은 게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를 돌아보며 산업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큰 성과를 이룬 한 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1500만 명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웹툰 '로어 올림푸스'가 링고상·아이스너상·하비상 등 북미 3대 만화상을 모두 석권했다”며 “미국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장을 하니 글로벌 엔터 회사와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한 해”라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웹툰이 만들고 있는 글로벌 성공 공식은 “뉴질랜드 출신의 레이첼 스마이스 로어 올림푸스 작가가 한국에서 네이버웹툰의 성공으로 미국에서 작품을 냈고 이 흥행으로 프랑스에도 진출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처음에는 작가 한 명을 섭외하기 위해 한국 네이버 본사까지 데려와서 가짜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했을 정도였다면 이제 미국에서도 회계사, 교사 출신 작가들이 전업 작가로 변신할 정도로 성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료 구독자가 50만명대 수준으로 유료 전환율이 아직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웹툰 산업의 성숙도에 따라 차이가 있는 만큼 시간을 무시할 수 없다"며 “MAU 대비 유료 전환율이 낮은 만큼 올라갈 곡선이 이렇게 크구나”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또 그는 올해는 굵직한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더 많은 협업 사례를 예고했다. 그는 "아직 언급할 수 없지만 쌀집에 쌀을 팔았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협업 성과가 있다"며 상반기 중에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보다는 이제 초기 단계인 라틴아메리카 지역과 독일어권 등에서의 성과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웹툰은 스낵 컬쳐인 만큼 불황을 타지 않는다. 외부적인 시장 상황 보다는 저희의 준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계획대로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레이드마크인 밝은 노랑머리 대신 흑발에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김 대표는 미국에서 웹툰의 대중화를 종종 실감한다고 전했다. 그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이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UCLA 근처 스타벅스를 가면 종종 네이버웹툰을 보고 있는 이들을 발견한다”며 “이것저것 말을 걸다가 이 웹툰을 만드는 팀의 한 사람이라고 하면 감동하며 허그를 해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웹툰 작가를 영입하거나 협업을 위해 400명에게 콜드 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못 받았던 때와 달리 이제는 여러 곳에서 알아서 문을 두드린다는 것이다. 그는 “이해진 GIO한테 4년 안에 회사 위상을 높여서 나를 기억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상대방을 기억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이제 흑발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모발 건강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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