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시즌즈', 전통과 혁신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종합]

17일 개최된 KBS2 '더 시즌즈 박재범의 드라이브' 제작발표회
제작진의 목표는 혁신과 신예 재발견
첫 번째 시즌 프로젝트 MC로 박재범 발탁한 이유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는 '더 시즌즈-박재범의 드라이브'(이하 '박재범의 드라이브')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재범 정동환 박석형 PD 이창수 PD가 참석했다. KBS 제공

'더 시즌즈'가 30년간 KBS 심야 음악토크쇼의 명맥을 잇는 프로그램이자 이전과는 또다른 음악쇼를 표방한다. 주역들은 구성상의 특이점, 또 방향점에 있어서 과거와의 단절을 외쳤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는 '더 시즌즈-박재범의 드라이브'(이하 '박재범의 드라이브')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재범 정동환 박석형 PD 이창수 PD가 참석했다. '박재범의 드라이브'는 '더 시즌즈'의 첫 번째 시즌이다.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유희열의 스케치북'까지 30년간 지속된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갈 신규 뮤직 토크쇼다.

공동 연출을 맡은 박석형 PD는 "KBS에서 정통 음악쇼를 한 지 30년이 됐다. '더 시즌즈'는 그 명맥을 잇는 뮤직 프로젝트다. '더시즌즈'는 독보적인 존재의 뮤지션들이 각기 시즌을 맡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각자의 개성과 색깔이 묻은 타이틀을 하나로 묶어 큰 줄기를 완성하는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함께 자리한 이창수 PD는 "첫 녹화를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했다. 박재범이 대본대로 전혀 하지 않아 눈앞이 캄캄해졌다. 끝나고 나선 섭외하길 잘했다. 박재범을 섭외한 이유는 이 작은 음악회에 갖고 있는 편견을 깨는 것이었다. 박재범의 커리어가 그간의 편견을 깼다. 박재범이 조금 더 새롭고 요즘 시대에 맞는 진행을 보여줬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만족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 시즌즈'의 첫 번째 MC로는 데뷔 15년 차 뮤지션 박재범이 나선다. 그는 댄스, 랩, 노래, 프로듀싱까지 다재다능한 능력을 입증해온 바 있다. '더 시즌즈'를 통해 지상파 단독 MC에 첫 도전하게 된 박재범은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다채로운 음악을 소개한다. 또한 편견 없는 시선으로 뮤지션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진솔한 토크를 나눌 예정이다.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진행과 입담으로 '더 시즌즈'를 이끌어갈 박재범의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멜로망스의 멤버이자 피아니스트, 작곡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정동환이 밴드 마스터로 함께한다. 정동환은 작곡, 편곡, 연주 실력 모두 인정받은 다재다능한 뮤지션이자 김동률 박정현 박효신 김범수 지코 등 국내 최정상 아티스트의 공연에서 연주자로 활약해왔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지상파 MC가 된 박재범은 "신중하게 생각했다. 30년의 전통이 있다. 굉장히 영광이다. 제 역할을 열심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함께 자리한 멜로망스의 멤버 정동환은 "저와 함께 해줄 밴드 멤버들과 멋진 음악을 만들 예정이다. 30년간 계속한 것을 보면서 이 무대를 내가 연주한다는 게 너무나 감사하다. 누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좋은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다. MC의 색깔이 프로그램 장르에 국한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박 PD는 "시즌마다 좋은 음악을 소개하는 것이 저희의 목적이자 존재 이유다. 박재범이 있는 동안 힙합, 알앤비들이 주로 나올 수 있겠지만 전체 프로그램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즌제 구성에 대해선 "딱딱 끊어지진 않는다. 유동적이다. 다만 올해 4명의 MC가 4개의 시즌을 한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박재범은 "너무 바빠지기 전까지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앞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MC 유희열의 표절 논란으로 인해 폐지된 바 있다. 이에 장기가 아닌 단기인 시즌제 구성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으나 제작진은 연간 프로젝트가 유희열 하차로 인한 리스크 때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의 편견을 깨기 위한 목적도 컸다. 제작진은 개별성과 관점에 포커스를 맞췄다. 앞서 네 명의 뮤지션 섭외는 동시에 진행됐다. 아직까지 밝힐 순 없으나 세 번째 시즌까지 확정된 상황이다.

박재범은 "너무 오랫동안 하면 섭외가 힘들다. 장기간 하게 되면 섭외에 있어서 부담감이 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첫 녹화는 즐거웠다. 심야 음악 토크쇼가 생겼다는 걸 너무나 반겨주셨다. 어떤 뮤지션은 즉석에서 앙코르로 2곡이나 불렀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박재범의 말을 빌리자면 '더 시즌즈'는 경연 프로그램들 속에서 뮤지션들이 작업물을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가 진행 섭외에 응하게 된 이유다. 애정도 컸다. '유희열의 스케지북'에 10번 이상 출연했다는 박재범은 "제가 MC를 맡게 됐을 때 어떤 식으로 진행하게 될지 연구를 많이 했다. 앞서의 뮤직쇼를 참고하면서 저는 많이 내려놓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인 아티스트들을 언급하는 코너도 준비돼 있다. 신인들을 미리 만나 의견을 들어보고 기회를 준다. 이 PD는 "우리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오디션과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재범처럼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 언급한다면 신예들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MC들의 헌신이 '더 시즌즈'와 이전까지의 음악토크쇼의 차별점이다.

한편 '더 시즌즈'는 오는 2월 5일 첫 방송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