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로 향한 CEO들 경기 비관...73%가 '올해 어려워'

다보스포럼 개막과 함께 CEO 경기 설문 공개
응답자 73%가 올해 경기 전망 비관, 12년만에 최대 규모
대규모 감원이나 감봉은 생각 안 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16일(현지시간) 제53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행사장으로 가는 차량 행렬이 길을 메우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제53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16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회의에 참석한 기업 경영인 상당수가 올해 경기를 비관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미국 경제매체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다국적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다보스포럼 개막과 동시에 미리 조사한 설문 결과를 내놨다. PwC는 지난해 10~11월 전세계 105개국 4410명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물었다. 설문에 참여한 CEO 중 일부는 이번 포럼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73%는 앞으로 1년 안에 세계 경제 성장률이 감소한다고 예상했으며, 그중 18%는 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다. 73%의 수치는 PwC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래로 가장 높았다. PwC는 성명에서 “2021년과 2022년에는 응답자의 각각 76%, 77%가 향후 1년간 경제 성장이 빨라진다고 예상했다”고 지적했다.

CEO들은 물가상승, 거시경제 불안, 지정학적 분쟁을 경제적 위험 요소로 꼽았다. 약 40%의 CEO들은 자신의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 10년 뒤에 경제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예측했다.

PwC의 밥 모리츠 회장은 “세상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조직과 사람, 지구 전체가 직면할 위험 역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단기적인 위험 축소와 장기적인 사업 수요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CEO의 약 60%는 당장 직원들을 해고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으며 응답자 80%는 직원들의 성과 보상을 삭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주요 정치 인사들이 불참하면서 상대적으로 재계 인사의 비중이 커졌다. 포럼 자체는 3년만에 축소나 연기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브라질 정상이 모조리 불참했다. 주요7개국(G7) 정상 가운데 행사에 참석한 사람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뿐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글로벌기업 CEO 600명이 참석하며 이 가운데 80명은 처음 다보스포럼에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CEO뿐만 아니라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고위 경영진급 인사를 모두 합치면 약 1500명의 재계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