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망막질환, 실명 위험까지…피로·노화로 넘겨선 안돼

이승구 2023. 1. 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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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 초기 증상 없어…초기 단계서 발견해야
특별한 증상 없어도 안과 찾아 합병증 유무 확인·정기적 관리
채소·생선 등 자주 먹고, 햇볕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 착용해야
게티이미지뱅크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는 관심이 많지만, 눈에 대한 관리는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눈앞이 흐릿하게 보여도 피로 때문이겠거니 하거나 나이가 들어서 찾아오는 노안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도 한다. 

노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망막질환’도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나 자각증세가 없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시력저하는 물론 영구적인 시력 손실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망막질환은 어떤 것이 있고, 이를 예방하는 방법과 치료법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망막은 뇌와 같은 신경조직이다. 머릿속 뇌의 일부가 눈 안에 파견 나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뇌에 문제가 생겨 뇌출혈, 뇌경색, 치매가 발생하듯 눈 안의 신경인 망막에도 출혈이 발생하고, 혈관이 막히기도 하고, 신경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뇌에 질환이 발생하면 마비가 오고 인지능력이 감소하는 것처럼 망막에 이러한 질환이 오면 시력을 소실하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망막질환 중 대표적인 질환이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이다. 이 질환들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미리 발견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병이 상당히 진행되면 시력저하 등 증상이 나타나는데, 한쪽 눈을 가리고 한 눈으로 보았을 때 안 보이는 부위가 있거나 구부러져 보이거나 밤눈이 어두워지거나 등의 증상이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는 노화로 발생하며 가장 예민해야 할 신경의 중심에서 더 이상 빛을 못 보게 돼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흔들리거나 굽어보이고, 그림을 볼 때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다가 점점 심해지며 결국 시력을 잃는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는 “황반변성도 다른 망막질환처럼 초기 증상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라며 “경구 비타민제제 복용, 광역학요법(PDT), 항체주사 등의 치료를 통해 시력저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수는 있지만, 이미 나빠진 시력을 원래대로 회복시킬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뇨병은 망막에 이상을 일으키는 또 다른 주요 원인이다. 망막은 아주 예민하고 얇은 조직이라 약간의 출혈로도 큰 타격을 받는데, 당뇨병은 망막에 출혈을 유발한다. 당뇨망막병증도 심하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문 교수는 “혈당관리를 잘해도 10~20년이 지나면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어 초기부터 안과 관리도 받아야 한다”라며 “일단 망막에 출혈이 발생하면 위치가 중요한데, 망막 중심까지 출혈이 오지 않았다면 레이저나 약물로 치료를 하여 중심부를 보전해 시력을 지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중심부를 침범한 경우, 예후가 좋진 않지만 수술이나 레이저 혹은 약물로 중심부 신경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최근에는 기술 발달과 기계나 약물의 발전으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이 마련돼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사회가 고령화되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망막질환의 빈도가 늘고 있다. 따라서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는 질환 조절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일찍부터 안과를 찾아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고 정기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

망막의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싱싱한 채소와 등 푸른 생선 등 영양관리를 잘하는 게 좋다. 또 당근이나 브로콜리, 달걀노른자 등도 좋다. 햇볕이 강한 날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자외선은 생각보다 망막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문 교수는 “망막질환의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단계에서 병을 진단하는 것”이라며 “시력에 약간의 이상이라도 보인다면 우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증상이 심해지거나 좋아지지 않는다면 미루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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