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서현우 "폭풍 증량 후 22kg 감량…소금과 전쟁 치렀죠" [인터뷰]
천계장의 반려묘 향한 사랑, 같은 반려인으로서 공감
"체중 증량, 캐릭터 위해 필요…납득되면 고민않고 찌워"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부터 tvN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까지. 배우 서현우는 지난해부터 올해 계묘년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활약을 펼치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폭풍 체중 증량도 불사한 그는 작품마다 전혀 다른 몸매, 턱선으로 변신해 ‘천의 얼굴’이란 별명을 얻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을 촬영하던 당시 ‘유령’도 함께 찍고 있었던 서현우는 ‘천계장’ 배역을 위해 무려 24kg나 찌웠다.
서현우는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역을 위해 체중을 폭풍 증량한 사연과 함께 자신만의 다이어트 비결을 공개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 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을 받아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서현우는 극 중 통신과 암호 해독 담당 천계장으로 분해 약 24kg을 찌웠다. ‘유령’ 속 등장인물들은 항일이란 대의를 수행하기 위한 마음으로, 또는 용의자 누명을 벗기 위한 간절함을 갖고 호텔에 모였다. 그래서 ‘유령’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무겁고 비장하다. 천계장은 집에서 홀로 자신을 기다릴 반려묘 하나짱을 위해 꼭 호텔 밖을 나가야 하는 인물이다. 자칫 유령으로 몰릴 수 있다는 긴장감 속에서도 특유의 능글맞은 태도와 농담을 잊지 않는 유쾌함을 지녔다. 반려묘를 향한 그의 맹목적 사랑은 어떨 땐 과할 정도로 넘쳐 웃음까지 유발한다. 덕분에 무거운 극의 분위기를 중간중간 환기해줄 숨구멍이 되어준다.
서현우는 “‘헤어질 결심’이란 작품 준비를 위해 체중 증량을 하고 있던 중 이해영 감독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다”며 “‘너에게 맡기고 싶은 역할이 있었는데 최근 살을 많이 빼서 아쉽다’고 하시더라. 요즘 근황을 물으셔서 다시 살을 찌우고 있다 답하니 곧바로 대본을 보내주셨다”고 캐스팅 제안을 받던 당시를 떠올렸다.
천계장이란 캐릭터가 처음엔 어렵게 다가왔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은 시대에 대한 사명감과 비장함을 전제로 갖고 있다. 천계장은 이들 사이에서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게 가벼움을 줄 수 있는 인물인데 어떻게 해야 적정 수준으로 이를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만난 서현우는 천계장을 연기할 때와는 몰라볼 정도로 살이 빠진 상태였다. 서현우는 “차기작을 준비하느라 다시 살을 불리고 있긴 한데, 천계장을 연기할 때와는 지금 기준으로 22kg 차이가 난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다이어트 비결은 ‘나트륨 조절’이었다고. 그는 “한마디로 소금과의 전쟁을 벌였다”며 “무리한 운동을 일부러 피했다. 먹는 것은 평소에도 잘 조절하는 편이라 오히려 체중을 증량하는 편이 힘들더라”고 전했다. 또 “증량을 하는 것은 근육을 찢어 내 몸의 부피를 크게 만드는 작업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는 게 쉽지 않더라”며 “증량할 땐 벌크업 위주, 감량할 땐 유산소 위주의 운동을 했다”고 부연했다.
극 중 고양이를 키우는 천계장처럼 자신 역시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반려인이라고도 전했다. 서현우는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반려묘는 특히 영역 동물이라 집을 못 벗어난다. 집에 홀로 갇히는 순간 그대로 굶어죽는 것”이라며 “천계장이 절실히 하나짱을 걱정하는 마음을 같은 반려인으로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집에서 날 홀로 기다리고 있을 고양이’ 때문이란 천 계장의 항변은 병이 든 부모님을 간호하고, 조국 독립을 이뤄내야 할 다른 인물들의 동기보다 가볍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서현우는 그 시절에도 분명 천계장처럼 살아내야 할 이유가 지극히 평범했던 이들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항일정신을 가진 인물들이었다면, 한 명쯤은 친일도, 항일도 아닌 그저 평범한 자기 삶을 살아가기 바쁜 사람이어도 되지 않을까”라며 “그 인물이 (호텔을) 나가야 하는 필사적인 이유도 대의 명분 때문이 아닌 현실적인 문제였으면 좋겠다는 관점으로 감독님이 접근하신 게 아닐까 싶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려묘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어떻게 보면 지극히 평범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적인 삶을 위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 시절 분명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역할을 위한 체중 조절과 관련한 자신만의 철학도 밝혔다. 서현우는 “사실 건강을 생각해 앞으로 폭풍 체중 증량은 좀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한다”면서도 “나이가 들고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이 일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요즘이다. 하지만 납득이 가는 캐릭터를 만난다면, 앞으로도 주저 않고 (살을) 찌울 것 같다”고 전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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